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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은 우리의 라이벌이 아니다."
입담 대결이라면 지지 않는 신태용 성남 일화 감독은 윤 감독의 도발을 담담하게 받아쳤다. "그렇죠. 라이벌 아니죠"라며 의외로 순순히 인정했다. "관중수, 서포터스수, 경기장 규모 면에서 라이벌이 아니다"라고 했다. 그러나 그냥 물러설 신 감독이 아니다. "경기력, 우승횟수, 클럽역사 면에서 수원은 성남의 라이벌이 못된다"고 응수했다. K-리그 7회 우승에 빛나는 성남 '프랜차이즈 스타' 사령탑다웠다. "지난해 FA컵을 비롯해 큰경기에서 성남은 늘 수원을 밟고 올라갔다. (수원의 발언에) 크게 개의치 않는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 감독은 라돈치치의 거침없는 도발에 대해서도 신경쓰지 않았다. 라돈치치가 성남을 아는 것 이상으로, 신 감독이 라돈치치를 꿰뚫고 있는 탓이다. 지난 3월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텐진 테다전에서 입은 햄스트링 부상으로 한달 넘게 쉬었던 중앙수비수 사샤가 수원전에 출격한다. "라돈이 사샤한텐 꼼짝 못하지"라며 웃었다. 9라운드 현재 리그 1위인 수원은 올시즌 홈에서 5전승이다. 단 한번도 지지 않았고, 단 한골도 허용하지 않았다. 홈구장인 '빅버드'는 원정팀의 무덤으로 악명을 떨쳐왔다. 신 감독은 개의치 않았다. "혼내주러 갈 테니, 준비하고 기다리라고 전해달라"고 했다.
'한솥밥 동료'였던 라돈치치의 '베이스볼' 발언엔 선수들이 발끈했다. 수원 출신의 성남 수문장 하강진은 센스있는 농담으로 받아쳤다. "내가 수원 있을 때 라돈치치가 '홈런(크로스바를 한참 벗어난 슈팅을 비꼬는 은어)'을 많이 쳐줘서 참 고마웠다. 라돈, 이번에도 '홈런' 부탁한다"는 말로 맞불을 놨다.
"지난해에 비해 성남 수비가 약해졌다"는 평가엔 수비수들이 뿔났다. 성남의 꽃미남 센터백 임종은은 "풀백이 약해졌다는 말에 열받았다. (라돈치치가) 골 넣겠다고 했다는데 공도 못만지게 해주겠다"며 결의를 다졌다. 일고의 대응할 가치가 없는 말이라며 대범하게 '패스'하는 선수들도 많았다. "신경 안쓴다. 이기면 된다"(한상운) "그냥 이기면 된다"(홍 철) "무조건 이긴다"(윤영선)는 말로 '닥치고 승리'를 다짐했다.
양팀은 2010년 이후 최근 5경기 맞대결에서 2승1무2패로 팽팽했다. 지난해 K-리그 2경기에서 수원이 1승1무로 앞섰지만, FA컵 결승에선 성남이 1대0으로 이겼다. 수원은 지난 1일 서울전 승리 이후 5경기째 무패(3승2무), 성남은 11일 전남전 이후 아시아챔피언스리그 포함 4연승이다. 수원은 올 시즌 홈에서 무실점 5전승을 달렸고, 성남은 최근 2경기에서 9골을 몰아치며 '신공(신나게 공격)'의 부활을 알렸다. 리그 득점 1-2위를 기록중인 에벨톤(성남, 7골)과 라돈치치(6골)의 경쟁도 점입가경이다. 28일 오후 3시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자존심을 건 한판 승부가 펼쳐진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