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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축구가 좋았다.
꿈을 키운 스틸야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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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는 한국 축구의 정점이다. 내로라 하는 선수들의 각축장이다. 한 해에도 숱한 샛별이 떠오른다. 그러나 빛을 잃는 것도 한순간이다. 초반에 반짝했던 김승대도 길고 긴 인고의 시간을 보내야 했다. "전반기 초반 몇 경기에서 선발과 교체를 오가다 기회가 끊겼다. 내가 잘 하지 못했다는 생각이 들자 자신감이 계속 떨어졌다." 기회는 뜻하지 않게 찾아왔다. 후반기에 무승과 주전들의 컨디션 난조가 이어지자 황 감독은 김승대를 다시 호출했다. 김승대는 지난해 막판 5경기 연속 공격포인트(3골-3도움)를 기록하면서 눈도장을 받았다. 올 시즌에는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서 주전으로 발돋움했다. 연일 골폭죽을 터뜨리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다. 그래도 여전히 불안하다. "이미 한 차례 시련을 겪어봤다. 포항은 선수 간 실력 차가 크지 않다. 내가 부진하면 언제든 주전 자리를 내놓아야 한다. 초반 흐름이 주전 자리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아직도 불안하다." 처음 축구화를 신을 때부터 겪어온 피말리는 경쟁은 김승대를 더욱 단단하게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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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에서 초등생 때부터 유스 시스템에 발탁되어 프로까지 올라온 것은 김승대와 배천석이 유이하다. 포항은 김승대의 삶이다. 김승대는 "가족이 모두 포항에 있다보니, 타지에서 온 다른 선수들에 비해선 편안한 기분"이라며 "축구를 좋아하시는 아버지가 누구보다 기뻐하신다"고 웃었다. 고향살이는 더욱 낮은 자세를 갖춰야 한다는 채찍질이기도 하다. "부모님은 항상 겸손한 자세로 상대에게 예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하신다. 나 역시 고향팀의 일원이기 때문에 더 조심스럽다."
월드컵의 해다. 연일 터뜨리는 골폭죽은 홍명보호 승선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경기당 1골씩 넣는 선수가 있다면 당연히 뽑을 것"이라던 홍명보 감독의 발언을 두고 김승대의 대표 발탁 명분은 충분하다는 말도 나온다. 본인은 손사래를 쳤다. "아직 한참 멀었다. 초반에 반짝하는 실력으로 대표팀까지 간다는 것은 상상해보지 않았다. 지금은 내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때다." 꿈이 없는 것은 아니다. 다만 차분하게 미래를 준비하고 싶을 뿐이다. 김승대는 "대표팀 발탁이나 해외 진출 같은 꿈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그러나 지금의 내게는 과분한 것들이다. 포항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 내 할 일을 잘 하면 곧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에서 태어나 포항이 키웠고, 이제는 포항의 얼굴이 됐다. 40년 역사를 자랑하는 포항의 레전드가 되는 게 김승대의 최종 목표다. "포항은 내 삶이다. 선수 생활의 종착점도 스틸야드가 될 것이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