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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아픔은 없었다.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갈 뿐이다.
이명주의 전남전 출격은 불투명 했다. 홍명보호 합류 좌절로 심적 부담이 클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본인 스스로 컨디션에 이상이 없음을 강조하면서 전남전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명주는 경기 초반부터 적극적인 몸놀림으로 팀 공격의 중심이 됐다. 수비 상황에서도 과감한 태클로 전남의 공격 예봉을 꺾었다. 이날 포항의 득점 상황에 모두 관여하면서 우려는 기우였음을 증명했다. 포항 선수단은 전반 26분 이명주가 선제골을 터뜨리자 모두 모여 이명주를 무등 태워주는 세리머니로 응원을 대신했다.
이명주 본인도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무슨 말이 필요하겠나. (주변의 위로보다는) 스스로 가다듬는 게 중요하다." 그는 "결과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하지 못했다. 빨리 수습하고 앞으로 내가 해야 할 것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던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팬과 동료, 코칭스태프 모두 응원해줘 이겨내고 좋은 결과까지 얻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팀 동료들이 잘 도와줘 새 기록을 세우고 승리하게 되어 기쁘다"고 웃었다.
대표팀 합류 불발을 두고는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봤다. 이명주는 "1월 전지훈련 때는 좋은 컨디션도 아니었고 준비가 덜 된 상태였다"며 "국가대표는 상이한 스타일의 선수들이 모이는 팀이다. 개인 실력이 우선 뛰어나야 한다. 아직 내 실력이 미흡하기 때문에 합류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상당히 만족스런 1년이었다. 스스로 성장하는 모습에 기뻤다. 노력을 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했다"고 후회는 없음을 드러냈다.
월드컵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하지만 이명주가 포항에서 해야 할 일은 수북하다. 리그 선두 수성 뿐만 아니라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와 FA컵 등 숱한 승부들이 기다리고 있다. 10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로 전반기를 마감한 이명주는 "공격포인트 기록은 언제든 마감할 수 있는 것이다. 그동안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다. 내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노력한 게 좋은 기록으로 이어졌다"면서도 "주어지는 역할을 잘 수행하는데 집중하겠다"고 활약을 다짐했다.
포항=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