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6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유로2016에 나설 24개국을 가리는 유로2016 예선전이 반환점을 돌았다. 지금까지 예선전을 종합하는 키워드는 단연 '약소국의 반란'이다.
그룹A부터 그룹I까지 9개조 1, 2위팀의 면면을 살펴보자. 유로2016은 조 1, 2위팀이 본선에 직행한다. 9개조 3위팀 중 최고 승점팀은 직행, 나머지 8개조 3위팀은 플레이오프를 치른다. A조는 아이슬랜드-체코, B조는 웨일스-벨기에, C조는 슬로바키아-스페인, D조는 폴란드-독일, E조는 잉글랜드-슬로베니아, F조는 루마니아-북아일랜드, G조는 오스트리아-스웨덴, H조는 크로아티아-이탈리아, I조는 포르투갈-덴마크가 1, 2위에 올라있다. 3위 중 키프로스(B조), 알바니아(I조) 등 유럽의 약체로 꼽혔던 국가들이 이름을 올리며 호시탐탐 본선행을 엿보고 있다. 반면 네덜란드, 터키, 세르비아, 러시아 등 전통의 강호들이 모두 하위권에 머물러있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팀은 역시 아이슬랜드와 웨일스다. 두 팀은 이번 예선전에서 가장 많은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이슬랜드는 사상 첫 메이저대회 본선행을, 웨일스는 1958년 스웨덴월드컵 이후 58년만의 메이저대회 출전을 노리고 있다. 분위기는 좋다. 두 팀은 조 1, 2위간의 맞대결에서 승리를 거두며 본선행에 바짝 다가섰다. 인구 40만이 안 되는 소국 아이슬랜드는 12일(이하 한국시각) 아이슬란드 레이캬비크에서 열린 체코와의 A조 6차전에서 후반 15분 아론 군나르손의 동점포와 후반 31분 코벨린 시구포르손의 역전포를 묶어 2대1로 이겼다. 5승1패(승점 15)가 된 아이슬랜드는 체코(승점 12)와 네덜란드(승점 10), 터키(승점 8) 등 쟁쟁한 국가들을 따돌리고 A조 선두를 유지했다. 9월3일 네덜란드 원정이 본선 진출의 최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웨일스는 13일 영국 카디프시티 경기장에서 열린 벨기에와의 B조 6차전에서 간판스타 가레스 베일이 터트린 선제 결승포를 잘 지켜 1대0으로 승리했다. 브라질 월드컵 8강 진출국이자 현재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위인 벨기에는 에당 아자르와 크리스티안 벤테케, 드리스 메르턴스 등 정예 멤버들이 대부분 출격했으나 원정에서 쓴 맛을 봤다. 웨일스는 남은 4경기 중 약체로 분류되는 키프러스, 안도라와의 경기를 남겨놓고 있어 사상 첫 유로대회 본선 진출이 유력해졌다.
동유럽과 영연방의 강세도 이번 예선전에서 눈여겨 볼 트렌드다. 체코, 슬로바키아, 폴란드, 슬로베니아, 루마니아, 크로아티아 등 동유럽 국가들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근 슬럼프에 빠졌던 체코가 부활했고, 막강 수비력을 앞세워 다시금 국제무대 복귀를 노리는 슬로바키아와 루마니아의 경기력도 인상적이다. 각각 로베르토 레반도프스키와 루카 모드리치라는 당대 최고의 스타를 보유한 폴란드와 크로아티아도 순항하고 있다. 잉글랜드를 제외하고 국제무대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던 영연방 축구는 이번 유로2016에 4개국이 모두 나설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웨일스와 5전 전승으로 E조 선두를 달리는 잉글랜드는 본선행에 근접한 상황이다. F조 2위인 북아일랜드는 5골을 기록 중인 카일 라페르티를 앞세운 공격력으로 순항 중이다. 폴란드와 독일의 기세에 밀려 D조 3위를 달리고 있지만 스코틀랜드 역시 만만치 않은 전력을 보이고 있다.
이제 반환점을 돌았다. 예선전 막바지로 갈수록 강호들의 저력이 나올 것이다. 과연 약소국들은 마지막 고비를 넘고 본선행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인지. 유로2016 예선전은 뜨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