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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마님' 자리는 특별하다.
'열도정벌' 나설 슈틸리케호 방패, 변화 택한 FC서울의 속사정
이런 가운데 FC서울의 최용수 감독도 변화의 흐름에 가세했다. 인천에서 활약했던 골키퍼 유 현(31)의 영입 발표 만을 남겨두고 있다. 속사정이 숨어 있다. 그동안 서울 골문은 김용대(36)-유상훈(26)의 양강체제였다. 2013년까지만 해도 '김용대 천하'였다. 그러나 지난해 김용대의 부상 및 컨디션 난조로 기회를 잡은 유상훈이 급부상했다. 올 시즌에는 김용대가 리그 12경기를 뛴 반면, 유상훈이 26경기를 지키면서 구도가 바뀌었다. 하지만 내년 시즌을 끝으로 군에 입대하는 유상훈의 공백을 메워야 했다. 최 감독은 인천에서 올 시즌 26경기에 나서 단 25실점으로 0점대 방어율을 자랑한 유 현에 주목했다. 임금체불 등 재정 위기에 직면해 있던 인천과 유 현 입장에선 서울의 제의는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떠나는 자와 남는 자
당장 주전으로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유 현의 가세는 김용대의 위기를 뜻한다. 서울도 2010년부터 6시즌 간 구단을 위해 헌신한 김용대와 아름다운 이별을 준비 중이다. 2006년부터 2009년까지 몸담았던 성남이 뜨거운 눈길을 보내고 있다. 성남은 주전 골키퍼 박준혁(27)이 올 시즌을 끝으로 군에 입대했다. 베테랑 전상욱(36)은 지난해부터 급격히 노쇠화, 경쟁에서 밀린 상황이다. 김용대가 적잖은 나이지만 기량 만큼은 뛰어나다는 점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김승규가 떠나는 울산 역시 김용대의 행보에 주목 중이다.
전남에서 FA가 된 백전노장 김병지(45)도 관심을 끌고 있다. 불혹을 넘겼음에도 기량 만큼은 후배들에 뒤지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20년 넘게 프로 무대를 누비면서 쌓은 풍부한 경험 역시 매력적이다. 선수 본인이 도전을 원하고 있어 곧 새둥지가 결정될 전망이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로 강등된 부산의 이범영(26) 이창근(22) 역시 귀한 몸이 됐다. 주전급으로 평가받는 이범영은 국내 뿐만 아니라 J리그 팀들의 러브콜까지 받고 있다. 신태용호에 승선하며 기량을 인정 받은 이창근은 23세 이하 선수 쿼터를 채울 수 있다는 매력까지 더해져 주가가 급등했다. 친정팀 부산이 '이적불가' 방침을 고수 중이나, 변화무쌍한 이적시장의 바람 속에 과연 입장을 지킬 지는 미지수다. 이밖에 11월 A매치 소집명단에 이름을 올렸던 대구FC 수문장 조현우(24)도 '숨은 블루칩'으로 꼽히고 있다.
도미노 현상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선수들도 있다. 포항의 넘버원 수문장 신화용(32)은 올 시즌 뒤 FA였지만, 잔류를 택하면서 최근 포항과 재계약에 합의했다. 노동건(24·수원 삼성)은 정성룡의 대체자로 낙점되면서 일찌감치 교통정리가 마무리 됐다. 전남은 당초 유 현 영입 경쟁에 뛰어들었으나, 최근 김민식(30)에게 힘을 실어주는 쪽으로 선회했다. J2(2부리그) 세레소 오사카에서 활약 중인 김진현(27)과 콘사도레 삿포로의 구성윤(21)은 한때 국내 복귀설이 돌았으나, 높은 몸값으로 인해 관심이 멀어진 상황이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