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에 부는 '칼바람' 곳곳에서 떨고 있다

기사입력 2015-12-16 17:27


K리그가 대대적인 구조조정, 체질개선으로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다.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혹독한 겨울이다. K리그에 '칼바람'이 쌩쌩 불고 있다.

대부분 구단들이 몸집 줄이기와 체질 개선에 나서면서 선수들 입지는 물론 한국축구의 기초가 불안해지고 있다.

'칼바람'의 원인은 크게 두 가지다. 긴축재정과 내부 개혁 드라이브다.

극심한 경제 위기는 프로스포츠뿐만 아니라 한국사회 전반적인 문제다. K리그 구단들도 이 위기를 피해갈 수 없었다.

수원 삼성과 포항 스틸러스, 전남 드래곤즈 등은 몸값 부담을 줄이기 위해 올 겨울 이적시장에서 선수들을 떠나보내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구단 운영비가 줄어들거나 허리띠를 졸라매야 하는 상황에서 인건비 긴축으로 생존에 나서는 것이다.

한 에이전트는 "전북, FC서울 정도를 제외하고 선수 이적협상을 할 때 몸값으로 흥정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옮길 팀을 찾는 것만 해도 다행이라 여길 정도로 불황"이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무엇보다 내년부터 부활하는 R리그(2군리그)가 걱정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이 2012년까지 운영한 R리그를 부활한 것은 23세 이하(챌린지는 22세 이하) 의무 출전 정책에 따른 선수들의 안정적 K리그 적응과 경기력 향상, 유소년 육성 효과 증대를 위해서였다.


하지만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17일 현재 R리그에 참가하기로 한 구단은 전체 23개팀(클래식 12개, 챌린지 11개) 가운데 절반도 안되는 10개팀에 불과하다. 16개팀이 참가했던 2011년보다 크게 줄었다. 특히 챌린지에 비해 운영 형편이 나은 클래식에서 전북, 수원, 서울, 성남, 울산 등 5개팀만 참가할 예정이고 챌린지에서는 부산, 대구, 부천, 고양, 충주가 포함됐다. 기업구단인 제주, 포항, 전남 등은 R리그 운영에 따른 재정 부담 등을 이유로 R리그 참가에 회의적인 입장이다.

연맹은 "구단들의 처지를 감안해 R리그 참가를 의무화하지 않은 것인데, 구단들 참여도가 당초 기대에 비해 낮은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연맹의 R리그 부활 취지가 저감될 수밖에 없는 형편이다. R리그는 한국 축구의 미래를 위해서 반드시 필요한 프로그램이다. 백업 자원들이 숨쉴 공간을 만들어 줘야 새로운 얼굴도 탄생하고, K리그의 성장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이 같은 R리그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이런 저런 이유로 주저하는 구단이 대다수라는 게 문제다. R리그 참가를 독려하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선수단 운영 규모에도 직격탄이 떨어지고 있다. 올 시즌 12개 클래식 팀 가운데 가장 많은 40명 선수단(이하 11월 기준)을 운영했던 대전은 30명 수준으로 대폭 줄일 방침이다.

전남도 올해 30명에서 28명으로 축소한다. 각각 34명, 33명의 1군 선수단을 구성한 수원과 포항은 30명 선으로 살을 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R리그 참가로 오히려 선수단 규모가 확대되는 팀들도 확대 폭은 미미하다. 부산은 34명에서 38∼40명으로, 성남은 33명에서 4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4∼7명이 확대되는 셈인데 R리그의 엔트리 최소인원을 감안하면 운용 가능한 1군 선수단이 종전에 비해 줄어드는 것과 마찬가지다.

긴축경영 때문이 아니라 대대적인 내부 개혁-체질 개선을 위해 '칼바람'을 앞둔 경우도 있다. 부산은 현행 34명 선수단에서 17∼18명을 교체한다.

이를 위해 현재 공개 선발 테스트를 진행 중이고 향후 트레이드 등을 통해 선수단 구조조정을 한다는 방침이다. 결국 살아남지 못하는 절반 가량의 부산 선수들이 짐을 싸야 한다.

부산 구단 관계자는 "내년에 반드시 클래식으로 복귀해야 하는 지상과제가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개혁을 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생존 경쟁에서 밀려나는 선수들이 안타깝지만 팀이 살기 위해서는 피할 수 없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Copyright (c) 스포츠조선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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