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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CL 한-일전 무패' 황선홍, 우라와전서 '극일 DNA' 증명?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2-28 11:13



'일본 킬러'.

황선홍 FC서울 감독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말이다.

현역 시절 그의 몸놀림에 일본 축구계가 벌벌 떨었다. A매치 데뷔전이었던 1988년 카타르아시안컵 조별리그 일본전에서 득점포를 쏘며 2대0 승리를 이끌었다. 1994년 히로시마아시안게임 8강전에서는 두 골을 몰아치며 한국 최고 킬러의 진가를 입증했다. 1998년 4월 1일 서울에서 가진 평가전에서는 그림같은 가위차기슛으로 일본 골망을 갈라 팬들을 열광시켰다. 대표팀은 성에 차지 않았다. 1998년 J리그 세레소 오사카로 이적한 황선홍은 이듬해인 1999년 24골을 터뜨리며 한국인 및 비일본계 아시아 선수 최초로 J리그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도자 인생에서도 '극일(克日)의 DNA'가 꿈틀댔다. 2012년 포항과 함께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 나선 황 감독은 조별리그서 만난 감바 오사카를 상대로 2연승을 거뒀다. 이듬해 J리그 2연패를 일군 산프레체 히로시마를 상대로 1승1무를 기록하면서 K리그의 자존심을 세웠다. 2014년에도 우루과이 출신 공격수 디에고 포를란을 앞세운 세레소 오사카를 상대로 무패(1승1무)를 거뒀다.

ACL 일본전 무패를 기록 중인 황 감독에게 우라와 레즈(일본)와의 2017년 ACL 조별리그 F조 2차전은 자존심이 걸린 무대다. 우라와는 시즌 평균 관중이 4만명에 육박하는 J리그 최고 인기 구단이다. 열정적인 서포터스의 응원 뿐만 아니라 전력 역시 최강급으로 꼽힌다. 웨스턴시드니(호주)와의 F조 1차전 원정에서 4대0으로 대승하면서 힘을 과시한 바 있다. 일본 대표팀에서 활약 중인 이충성(일본명 리 다다나리), 고로키 신조, 마키노 도모아키 등이 서울전 선발로 나설 전망이다.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우라와 감독은 서울전 승부수로 포백을 들고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울은 지난달 사이타마컵에서 우라와와 한 차례 맞대결했다. 당시 1대1로 비기면서 서로의 힘을 확인했다. 강한 압박과 빠른 공격 전개를 앞세운 우라와를 상대로 황 감독이 어떤 승부수를 들고 나올 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 감독은 "(우라와전은) 반드시 이겨야 하는 중요한 경기"라고 짚으면서 "(상하이 상강과의) 첫 경기에서는 아쉽게 패배했기 때문에 반드시 이겨야 하는 중요한 경기가 될 것이다. 선수들도 잘 준비해서 우라와라는 좋은 팀과 만나 좋은 승부를 겨루고 목표를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역 때 우라와를 상대한 적도 있고 좋은 추억도 갖고 있다. 그때와 지금은 많은 변화가 있다. 지금은 열정적 팬들을 많이 보유한 인기가 많은 클럽으로 자리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대표팀에서 일본 팀을 상대할 때나 ACL에서 J리그 팀을 상대할 때는 언제나 쉽지 않은 경기들이 펼쳐졌다"고 돌아봤다. 이어 "그 상황속에 좋은 결과를 좀 더 많이 만들었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이 자신감을 갖고 상대가 누구인지와 관계 없이 플레이를 잘 펼치는 것이 중요하다. 목표한 것을 이루고 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눈을 빛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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