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도훈-김인성 친정팀 울리고 위기극복했다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17-04-30 18:49





그들 만의 외나무다리 승부였다.

30일 인천축구전용경기장에서 벌어진 2017년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8라운드서 만난 인천과 울산은 서로 절박했다.

인천은 첫승에 목말랐고, 울산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실패에 연이은 최악 경기력에서 탈출하는 게 급선무였다.

여기에 '김도훈 매치'라고도 불렸다. 작년까지 인천을 이끌던 김도훈 울산 감독이 친정팀을 처음 상대했다. 서로 패하면 안되는 이유만 가득했던 두 팀의 만남. 그래도 인천을 좀 더 잘 아는 김 감독이 먼저 웃었다.

2대1로 짜릿한 역전승 거둔 울산은 연이은 참패로 인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털어냈고 인천은 8경기 무승(3무5패)에 빠졌다.

▶어색한 그들의 만남

경기 전 김도훈 감독은 "하필 이럴 때 만나서…"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출전 엔트리를 보다가 "내가 인천을 지휘할 때와 다른 팀이 돼 있다"고 말할 때는 만감이 교차하는 듯했다. 이기형 인천 감독은 "그동안 계속 (승리가)간절한 팀과 만났다. 절대 밀려서는 안된다"며 필승을 다짐하면서도 착잡한 표정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감독과 인천, 이 감독은 묘한 인연이다. 김 감독은 2015∼2016년 1년 8개월 동안 인천을 이끌었다. 2015년 인천에서 사령탑에 데뷔해 인천의'늑대축구' 돌풍을 일으켰고 FA컵 준우승까지 일구며 성공적인 첫 시즌을 보냈다. 하지만 2년차였던 2016년 성적 부진의 책임을 지고 8월 말 물러나야 했다. 그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 감독이 막판 반전에 성공해 인천을 잔류시켰다. 이 감독은 김 감독이 부임할 때 수석코치로 영입했던 후배였지만 각자의 팀을 맡고 있는 '적'이 된 것. 더구나 서로 인정 사정 볼 것 없는 상황에서 만났다. 울산은 최근 2경기에서 9실점-0득점을 하며 최악의 시기를 보냈다. 운좋게 기회를 잡은 ACL에서도 실패했다. 이제 리그와 FA컵에 집중해야 한다. 5월 중순 열리는 FA컵 16강전에 앞서 리그에서 전남전 0대5 대패의 후유증을 빨리 털어내야 했다. 인천은 올시즌 유일하게 1승도 거두지 못한 채 최하위에서 허덕였다. FA컵에서도 탈락한 터라 리그말고는 기댈 곳이 없다. 옛정은 사치. '너를 밟아야 내가 산다'는 절박함에서 그렇게 그들은 만났다.

▶두 감독의 선택 다 맞았지만…


승리라는 목표가 급했던 두 팀은 경기 초반부터 치열하게 붙었다. 장군 멍군을 부르듯이 한쪽이 문전을 위협하면 곧바로 보복에 나서는 접전이 계속 이어졌다. 울산은 베스트11에 수비라인 중심으로 5명의 선수를 바꾸며 분위기 전환과 체력 안배 두 가지 포석을 노렸다. 인천은 큰 변화는 없었지만 달리 대신 웨슬리를 선발로 내세웠다. "울산 수비에 변화가 많기 때문에 스피드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초반부터 공격적으로 나갈 것"이라던 이 감독의 의중이 먼저 적중했다. 전반 42분 늘 잘해왔던 문선민이 골키퍼를 따돌리며 골라인 부근까지 침투한 뒤 빼내 준 공을 웨슬리가 화끈하게 마무리했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 후반에 김 감독의 선택이 적중했다. 후반 시작과 동시에 교체 투입한 김인성이 일등공신이다. 김인성은 김 감독의 '늑대축구' 시절 팀내 최고의 윙어로 급부상하며 2016년 울산으로 스카우트됐다. 그런 김인성을 투입한 뒤 경기 양상이 울산쪽으로 기울어졌다. 후반 7분 오르샤의 프리킥 동점골로 기세를 올린 울산은 24분 김인성의 쐐기포에 활짝 웃었다. 김인성은 측면 크로스가 인천 수비수 머리 맞고 떨어진 것을 그림같은 발리슛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인천은 34분 웨슬리 대신 장신의 달리를 투입해 반전을 노렸지만 또다른 인천 출신 골키퍼 조수혁을 더 이상 뚫지 못했다.


인천=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현장정보 끝판왕 '마감직전 토토', 웹 서비스 확대출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