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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준의 발롱도르]펩의 바르사-지주의 레알, 누가 더 위대한 팀인가?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06-08 10:27


ⓒAFPBBNews =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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펩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와 지네딘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 모두 의심할 여지없는 최고의 팀이다.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의 지휘봉을 잡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티키타카(스페인어로 탁구공이 왔다갔다한다는 뜻으로, 패싱축구를 의미)를 앞세운 독특하면서도 혁신적인 스타일로 스페인을 넘어 세계축구를 지배했다. 과르디올라 체제 아래서 바르셀로나는 4시즌간 1번의 트레블(리그, FA컵, 유럽챔피언스리그 3관왕)을 포함해 3번의 리그, 2번의 코파 델레이, 2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2번의 유럽슈퍼컵, 2번의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우승까지 무려 14번의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2015~2016시즌 도중 레알 마드리드에 부임한 지단 감독은 안정된 전술과 유연한 선수 운용으로 1992~1993시즌 지금의 체제로 재편된 이래 한번도 오르지 못한 유럽챔피언스리그 2연패 고지를 점령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시즌 중 FIFA 클럽월드컵을 치렀음에도 두터운 스쿼드를 앞세워 리그와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모두 거머쥐었다. 레알 마드리드는 지단 감독이 부임한 1년 반 동안 1번의 리그, 2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1번의 유럽슈퍼컵, 1번의 FIFA 클럽월드컵 우승을 달성했다.

레알 마드리드가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대기록을 작성하며 새로운 논쟁에 불이 붙었다. '과연 과르디올라가 이끌었던 바르셀로나와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 중 누가 더 위대한 팀인가?'

의견은 제각각이다. 일단 로날드 쿠만 에버턴 감독은 바르셀로나의 손을 들었다. 쿠만 감독은 "레알 마드리드는 올 시즌 유럽챔피언스 리그 최고의 팀이었으며 유벤투스를 상대한 결승전에서는 훌륭한 경기력을 보여줬다"고 전제한 뒤 "다만 지금의 레알은 펩(과르디올라)이 이끈 바르셀로나와 비교할 수 없다. 그 당시 바르셀로나는 정말 훌륭한 팀이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4시즌 간 3번의 유럽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거머쥔 레알 마드리드를 지지하는 이도 적지 않다.

두 팀은 닮은 듯 다르다. 바르셀로나는 라마시아 출신의 선수들을 앞세웠다. 세르히오 부스케츠, 페드로 모두 과르디올라 감독의 작품이다. 바르셀로나B팀을 이끌었던 과르디올라 감독은 유스 출신들을 적극활용했다.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카를레스 푸욜 등도 유스 출신이다. 이들을 중심으로 만든 펩의 바르셀로나는 예술가의 팀이었다. 매경기 보는 이들로 하여금 탄성을 내지르게 하는 퍼포먼스를 펼쳤다. 어느 팀을 만나도 바르셀로나식 패싱, 공격축구를 구사했다. 반면 레알 마드리드는 세르히오 라모스, 토니 크로스, 루카 모드리치, 마르셀루, 이스코 등 외부에서 영입한 스타군단이다. 지단 감독은 이들을 적극 활용하기 위해 조금 더 유연해질 필요가 있었다. 지단의 레알 마드리드는 점유율 축구를 할수도, 역습을 내세운 축구를 구사할 수도 있다. 상대에 따라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

이는 두 감독의 성향에서 기인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상주의자다. 크루이프즘의 영향을 받은 과르디올라 감독은 전술적으로나, 전략적으로 완벽한 축구를 구사한다. 이와 다르게 지단 감독은 실용주의자에 가깝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에게 지도자 수업을 받은 지단 감독은 갖고 있는 선수들을 적재적소에 활용하는데 초점을 맞춘다. 공격보다는 안정된 수비를 바탕으로 승리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과르디올라의 철학과 대척점에 서 있다.

하지만 두 팀은 절대적인 에이스를 보유했다는 점에서 닮았다. 바르셀로나에는 리오넬 메시, 레알 마드리드에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있었다. 메시는 과르디올라 감독 아래서 중앙 공격수로 보직을 바꿨다. 이전까지도 최고였던 메시는 과르디올라 감독을 만나 역대급 선수로 변모했다. 호날두는 지단 감독 아래서 보다 더 자유로워졌다. 과거만큼의 폭발력은 아니지만 집중력은 더 높아졌다. 호날두는 유럽챔피언스리그에서만 12골을 넣으며 우승을 이끌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득점왕 5연패는 전무후무한 기록이다. 과르디올라 감독과 지단 감독 모두 확실한 해결사를 앞세워 자신의 축구철학을 실현할 수 있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미러는 답을 찾기 위해 2008~2009시즌 바르셀로나의 주전 11명과 올 시즌 레알 마드리드의 베스트11 간 매치업 설문조사를 했다. 4-3-3 포메이션을 기반으로 포지션 별 우열을 가려 더 나은 팀을 찾겠다는 의도였다. 결과는 바르셀로나의 근소한 승리였다. 바르셀로나가 6개의 포지션(다니 알베스, 카를레스 푸욜, 세르히오 부스케츠, 안드레스 이니에스타, 사비 에르난데스, 사뮈엘 에토오)에서 우위를 보였다. 레알 마드리드는 5개 포지션(케일러 나바스, 세르히오 라모스, 마르셀루, 가레스 베일,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에서 승리했다.

솔직히 이것만으로는 시원하게 답을 구하기 어렵다. 베스트11은 바르셀로나가 앞설지 모르지만 선수층면에서는 레알 마드리드가 훨씬 두텁다. 스타일상에서도 차이가 크다. 결국 판단은 독자의 몫이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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