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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22 소집 뒤 펄펄 나는 대전 황인범, 이영익 감독 노림수 통했다?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7-08-09 22:47



가시밭길을 걷던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대전이 모처럼 웃었다.

반전의 중심에는 '프렌차이즈 스타' 황인범이 있다. 그야말로 수렁에 빠진 팀을 온 몸으로 구해냈다. 황인범은 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FC전에서 1골-1도움의 원맨쇼를 펼치면서 팀의 2대0 완승과 탈꼴찌를 이끌었다. 지난달 베트남에서 열렸던 아시아축구연맹(AFC) 23세 이하(U-23) 챔피언십 예선전 차출로 팀을 비운지 한 달 만에 모습을 드러낸 황인범은 공백이 무색할 만큼 뛰어난 모습으로 팀의 완승을 견인했다.

베트남행은 대전과 황인범에게 모두 쉽지 않은 결정이었다. 황인범이 지난달 초 22세 이하(U-22)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을 때 대전은 난감했다. 10경기 연속 무승의 그늘에서 벗어나 가까스로 반전의 실마리를 잡은 터. 하지만 주축 선수 부상과 조직력 문제로 답을 찾지 못하던 U-22 대표팀 역시 황인범이 꼭 필요했다. 의무 차출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대회였지만 대전은 황인범을 U-22 대표팀에 보내는 쪽을 택했다. 이 감독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서 주축 선수를 내주기가 쉽지 않다"면서도 "선수의 미래나 대표팀을 위해서라도 차출에 응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한숨을 쉬었다.

불안감만 있었던 것은 아니었다. 황인범은 올 초 유럽행을 추진했으나 좌절된 뒤 한동안 슬럼프를 겪었다. 그라운드를 밟는 횟수는 지난해와 다름이 없었으나 활약은 미미했다. 이영익 대전 감독이 U-22 대표팀 차출에 응한 것은 황인범이 소속팀의 굴레를 벗어나 제 기량을 찾길 바라는 마음도 숨어 있었다. 황인범은 기대에 부응하듯 대회 기간 내내 팀의 주축 역할을 하면서 3전 전승으로 본선행 티켓을 따내는데 지대한 공을 세웠다. 황인범은 "팀이 나를 대표팀에 보내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 감독님이나 팬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며 "내가 빠진 두 경기서 대전이 모두 비겼다. 대표팀 합류 기간에도 경기를 챙겨봤다. 팀에 돌아가면 (대표팀 차출에 대한 배려에) 꼭 보답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복귀전이었던 수원FC전. 그 약속을 지켰다.

황인범에 거는 소속팀 대전의 기대는 더욱 커졌다. 2005년 데뷔 이후 꾸준히 성장세를 타면서 팀의 주축으로 거듭난데다, U-22 대표팀 합류 이후 한층 성장한 모습에 주목하고 있다. 유성중-충남기계공고를 거쳐 팀에 입단한 프렌차이즈 스타가 포기할 뻔 했던 대전의 승격 도전 꿈을 다시 이어주는 전령이 될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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