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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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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위스 빌비엔이 아니었다. 모로코 카사블랑카나 다름없었다. 그리고 얼마 안되는 한국인들은 고개를 들 지 못했다 .한국과 모로코의 평가전이 열린 빌비엔 티솟아레나에서 한국 축구는 사실상 모로코의 홈관중들 앞에서 굴욕을 맛봤다.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 A대표팀은 10일 오후(현지시각) 스위스 빌비엔 티솟아레나에서 열린 모로코와의ㅏ 평가전에서 1대3으로 완패했다.
5000여석 티솟아레나에는 약 2500명의 관중들이 들어왔다. 70%이상이 모로코인들이었다. 모로코는 지리적으로 유럽과 가깝다. 모로코 출신 이민자들은 유럽 각지에 어디에나 있다. 이 경기를 보기 위해 많은 모로코 이민자와 그의 자손들이 빌비엔으로 몰려들었다.
경기 전 지하에 있는 주차장에는 모로코의 음악이 울려퍼졌다. 모로코 팬들의 차였다. 경기 전 음악을 크게 틀어놓고 춤을 추고 노래를 불렀다. 경기장 앞 입장권 판매대에도 대부분이 모로코인들이었다. 모로코 팬들은 경기 시작 1시간여전부터 입장해 북을 두드리고 노래를 부르며 분위기를 띄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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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진호 감독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는 한국과 모로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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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위한 순간도 있었다. 경기 시작 직전, 이날 세상을 떠난 고(故) 조진호 부산아이파크 감독을 위한 묵념의 시간 때였다. 모로코 관중들 역시 묵념의 의미를 잘 알고 함께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여기까지였다. 이후 90분. 무대의 주인공은 모로코였다. 2골을 몰아넣으며 A매치 데뷔골을 기록한 탄난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모로코는 기세가 올랐다. 수비는 탄탄했고 역습은 날카로웠다. 골을 넣을 때마다 빌비엔 티솟아레나는 모로코 팬들의 함성으로 떠나갈 듯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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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겨워하는 모로코 관중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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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후반 21분 손흥민이 한 골을 넣었다. 페널티킥골이었다. 이마저도 개운하지 않았다. 후반 교체로 들어간 타구나우티 골키퍼가 킥을 실수했다. 구자철이 이 패스를 끊었다. 그리고 골키퍼를 제치는 과정에서 팔에 걸려 넘어졌다. 반칙이었다.
손흥민의 골이 들어간 뒤 한국인들은 그리 기뻐하지 않았다. 한골을 따라붙었다는 자신감은 없었다. 상대 실수 없이는 골을 넣기가 힘들다는 현실만 다시 한 번 느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렸다. 모로코 팬들은 완승에 기뻐했다. 한국인들은 그 누구도 웃지 못한 채 경기장을 빠져나갔다.
티솟아레나(스위스 빌비엔)=이 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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