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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기성용(스완지시티)은 농담을 던지며 웃었다. 신태용 감독의 얼굴에도 여유가 보였다.
'베테랑' 기성용은 솔선수범에 나섰다. 그는 5일 소속팀 경기를 마치고 손수 운전해 공항으로 이동했다. 스완지에서 공항까지는 거리가 꽤 된다. 하지만 하루라도 빨리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열의를 보였다. 기성용은 "일찍 안오면 감독님한테 혼난다"고 농을 던지 후 "나뿐만 아니라 흥민이, 자철이, 창훈이,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 모두 장거리 비행이 쉽지 않다. 하지만 빨리 와서 주장으로 선수들과 함께 있는 것이 책임감이라 생각한다"고 했다.
책임감은 '의지'와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기성용은 "10월 평가전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했기에 감독님도, 팀도 하나가 되는 게 쉽지 않았다. 이제는 대한민국에서 소집할 수 있는 최고의 선수를 모았기에 10월보다는 조직적인 부분에서 더 나아질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지난 경기에서 아쉬운 부분이 많았다. 이번 두 경기가 그래서 중요하다. 이번에 좋은 경기 하면 자신감이 커질 것이다. 자신감이 커지면 팬들도 다시 기대해줄 것이다. 결국 우리에게 달려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하지만 상대는 만만치 않은 콜롬비아다. 신 감독이 첫 날 강조한대로 '독한 축구'를 준비했다. 물러서지 않고 맞부딛혀 싸우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내일은 수비 보다는 같이 맞부딪혀서 하겠다. 강팀인 콜롬비아와 한번 부딪혀 보겠다"고 했다. 수비시에는 강한 몸싸움과 협력수비를 펼칠 예정이다. 신 감독은 "우리 보다 한단계 위에 있는 선수들이다. 그런 선수들을 이겨내는 방법은 협력수비 하면서 상대가 잘하는 것을 막는 것이다. 유럽에 가서 너무 쉽게 실점했던 것은 앞으로 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일단 분위기는 달라졌다. 이제 중요한 것은 결과까지 잡는 것이다.
한편, 호세 페케르만 콜롬비아 감독은 이번 평가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3위의 콜롬비아는 '주포' 라다멜 팔카오(AS모나코)가 부상으로 제외됐지만 하메스 로드리게스(바이에른 뮌헨), 후안 콰드라도(유벤투스), 카를로스 바카(비야레알), 다빈손 산체스(토트넘) 등이 총출동시켰다. 콜롬비아는 남미지역 예선 4위로 러시아월드컵에 나선다. 한국축구가 최근 만난 상대 중 가장 강하다. 페케르만 감독은 이번 아시아 투어가 단순한 친선경기를 넘어 월드컵 준비의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월드컵 수준의 강도로 한국전에 임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국에 대해서는 "한국은 그간 친선경기와 월드컵 예선, 본선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 분석하기에는 큰 어려움이 없었다"며 "유럽에서 활약하는 손흥민 구자철 황희찬에 대해 알고 있다. 유럽에서 뛰고 있어서 자주 봤다. 많은 콜롬비아 선수들이 중국 슈퍼리그에서 뛰는 데 거기서 활약하는 한국 선수들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수원=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