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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벤투호가 마지막 실전 점검에 나선다.
여기에 본선을 앞두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3가지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벤투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은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자리"라고 했다. 사우디전 관전포인트는 '3개의 '어떻게'에 대한 해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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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전은 손흥민의 대안을 실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빈자리는 대체 선수의 투입은 물론 전술적인 변화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은 물론 원칙과 철학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4-2-3-1을 쓰는 벤투호에서 주로 왼쪽 날개를 맡았다. 자리는 왼쪽이었지만 중앙을 오가며 '프리롤'로 활약했다. 해결사이자 찬스메이커, 두가지 역할을 소화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황희찬(함부르크)이다. 그는 폭발력 측면에서 손흥민과 비슷한 유형이다. 슈팅력이 아쉽기는 하지만, 해결사적 측면에서 손흥민의 가장 유력한 대체자다. 문선민을 제치고 막판 기회를 얻은 나상호(광주)도 이런 유형의 선수인 만큼 의외로 깜짝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 황의조(감바 오사카)라는 절정의 감각을 자랑하는 골잡이가 있는 만큼,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대체자로 해결사보다는 찬스메이커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 움직임과 패스, 기술 그리고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갖춘 이청용(보훔)과 이재성(홀슈타인 킬)도 후보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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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태희 공백은 어떻게?
남태희(알두하일)는 벤투호의 황태자였다. 기술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의 신임 속 주전 자리를 꿰찼다. 매경기 선발 출전했다. 9월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전 추가골에 이어 11월 우즈베키스탄전 골까지, 좋은 활약을 이어가며 기대에 화답했다.
하지만 골맛을 봤던 우즈벡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오른쪽 무릎 전방십대인대 파열 판정을 받은 남태희는 수술대에 오르며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됐다.
남태희는 벤투식 전술의 핵심이었다.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전술적으로는 아주 유용한 옵션이었다. 역습시 드리블과 스피드를 갖춘 남태희는 대체불가 자원이었다. 벤투 감독은 "남태희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고, 스타일에도 적응했다. 빠져서 아쉽다"고 했을 정도.
벤투 감독은 12월 울산 전지훈련에서 한승규(울산) 김준형(수원) 등과 같은 신예들은 물론, 공격수 나상호를 이 자리에서 테스트하기도 했다. 황인범(대전)도 후보군으로 분류됐지만, 부상으로 실험하지 못했다. 사우디전은 남태희의 대체자를 찾는 마지막 실험대다.
울산 전훈에서 테스트 못한 황인범을 시험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벤투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다. 손흥민 대체자 여부에 따라 이청용 이재성도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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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투호는 부임 후 큰 틀에 변화없이 선수단을 운영했다. 실험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사실상 베스트11 구도도 일찍 윤곽이 나왔다. 한 포지션은 예외였다. 골키퍼 자리였다.
구도는 일찌감치 확정이 났다. 조현우(대구) 김승규(비셀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트로이카 체제다. 벤투 감독은 모든 A매치에 세 선수를 발탁했다. 하지만 주전 경쟁은 치열했다. 초반 4번의 평가전에서 세 선수가 골고루 기회를 잡았다. 김승규가 코스타리카(2대0 승), 우루과이전(2대1 승)에, 김진현이 칠레전(0대0 무)에, 조현우가 파나마전(2대2 무)에 선발로 나섰다.
11월 A매치를 통해 2파전으로 압축됐다. 김승규가 호주전(1대1 무)에, 조현우가 우즈베키스탄전(4대0 승)에서 골문을 지켰다. 김승규가 한발 앞서는 듯 했지만, 조현우가 우즈벡전 무실점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사우디전은 골키퍼 주전 경쟁의 마지막 코스다. 골키퍼는 한 번 주전을 정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사우디전 벤투 감독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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