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마지막 평가전' 사우디전, 주목할 관전포인트 '어떻게 셋'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8-12-31 05:51


(아부다비=연합뉴스)평가전 앞둔 파울루 벤투 감독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59년 만의 아시안컵 우승에 도전하는 벤투호가 마지막 실전 점검에 나선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은 1월 1일(한국시각)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의 바니야스 스타디움에서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을 치른다. 아시안컵 본선을 앞두고 갖는 마지막 모의고사다. '중동의 강호' 사우디는 만만치 않은 상대다. 한국, 일본, 호주, 이란 등과 아시안컵 우승 후보로 꼽힌다. 역대 전적에서도 4승7무5패로 열세다. 아시안컵에서는 3번을 만나 2무1패로 한 차례도 이기지 못했다.

아직 중동팀을 상대로 한 차례도 경기를 하지 않은 벤투호는 이번 사우디전을 통해 중동팀에 대한 해법을 찾는다. 벤투호는 16강부터 중동팀을 상대할 가능성이 높은데다, C조 1위로 16강에 진출해 순항한다면 8강에서 E조 선두가 유력한 사우디와 만날 가능성이 크다. 경기 감각도 찾아야 한다. 벤투 감독은 "리그를 비롯한 아시아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은 대부분 시즌이 끝나고 휴식을 했다. 이번 평가전의 가장 큰 목표는 오랜 시간 동안 선수들이 실전 경기를 치르지 않은 만큼 경기 감각을 회복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본선을 앞두고 아직 정해지지 않은 3가지 고민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벤투 감독은 "사우디아라비아와 평가전은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을 유지하면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는 자리"라고 했다. 사우디전 관전포인트는 '3개의 '어떻게'에 대한 해법'이다.


(아부다비=연합뉴스)패스 훈련하는 황희찬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손흥민 공백은 어떻게?

벤투호는 '에이스' 손흥민 없이 조별리그를 치를 가능성이 높다. 손흥민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차출 문제로 내년 1월 14일 맨유와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경기를 치른 후 아시안컵에 합류한다. 필리핀(1월 7일), 키르기스스탄(1월 11일)과의 1, 2차전은 물론 1월 16일 펼쳐지는 중국전도 빠질 확률이 높다. 물론 한국보다 한 수 아래의 팀들이기는 하지만, '에이스'의 부재가 클 경우 의외로 고전할 수 있다.

사우디전은 손흥민의 대안을 실험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다.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빈자리는 대체 선수의 투입은 물론 전술적인 변화로 충분히 막을 수 있다"며 "우리의 플레이 스타일은 물론 원칙과 철학을 유지하면서 변화를 주려고 한다"고 했다. 손흥민은 4-2-3-1을 쓰는 벤투호에서 주로 왼쪽 날개를 맡았다. 자리는 왼쪽이었지만 중앙을 오가며 '프리롤'로 활약했다. 해결사이자 찬스메이커, 두가지 역할을 소화했다. 그런 의미에서 가장 유력한 후보는 황희찬(함부르크)이다. 그는 폭발력 측면에서 손흥민과 비슷한 유형이다. 슈팅력이 아쉽기는 하지만, 해결사적 측면에서 손흥민의 가장 유력한 대체자다. 문선민을 제치고 막판 기회를 얻은 나상호(광주)도 이런 유형의 선수인 만큼 의외로 깜짝 기회를 얻을 수 있다.

하지만 대표팀에 황의조(감바 오사카)라는 절정의 감각을 자랑하는 골잡이가 있는 만큼, 벤투 감독은 손흥민의 대체자로 해결사보다는 찬스메이커 쪽에 무게를 둘 가능성이 있다. 움직임과 패스, 기술 그리고 플레이메이킹 능력을 갖춘 이청용(보훔)과 이재성(홀슈타인 킬)도 후보군이다.


(아부다비=연합뉴스)훈련하는 황인범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남태희 공백은 어떻게?

남태희(알두하일)는 벤투호의 황태자였다. 기술을 중시하는 벤투 감독의 신임 속 주전 자리를 꿰찼다. 매경기 선발 출전했다. 9월 벤투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코스타리카전 추가골에 이어 11월 우즈베키스탄전 골까지, 좋은 활약을 이어가며 기대에 화답했다.

하지만 골맛을 봤던 우즈벡전에서 부상으로 쓰러졌다. 오른쪽 무릎 전방십대인대 파열 판정을 받은 남태희는 수술대에 오르며 아시안컵 출전이 좌절됐다.

남태희는 벤투식 전술의 핵심이었다. 마무리에서 아쉬움을 보이며 팬들의 질타를 받았지만, 전술적으로는 아주 유용한 옵션이었다. 역습시 드리블과 스피드를 갖춘 남태희는 대체불가 자원이었다. 벤투 감독은 "남태희는 좋은 플레이를 보여줬고, 스타일에도 적응했다. 빠져서 아쉽다"고 했을 정도.

벤투 감독은 12월 울산 전지훈련에서 한승규(울산) 김준형(수원) 등과 같은 신예들은 물론, 공격수 나상호를 이 자리에서 테스트하기도 했다. 황인범(대전)도 후보군으로 분류됐지만, 부상으로 실험하지 못했다. 사우디전은 남태희의 대체자를 찾는 마지막 실험대다.

울산 전훈에서 테스트 못한 황인범을 시험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벤투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구자철(아우크스부르크)도 이 자리에 설 수 있다. 손흥민 대체자 여부에 따라 이청용 이재성도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다.


(아부다비=연합뉴스)막아야 사는 남자 조현우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주전 골키퍼는 어떻게?

벤투호는 부임 후 큰 틀에 변화없이 선수단을 운영했다. 실험보다는 안정에 초점을 맞췄다. 사실상 베스트11 구도도 일찍 윤곽이 나왔다. 한 포지션은 예외였다. 골키퍼 자리였다.

구도는 일찌감치 확정이 났다. 조현우(대구) 김승규(비셀고베) 김진현(세레소 오사카) 트로이카 체제다. 벤투 감독은 모든 A매치에 세 선수를 발탁했다. 하지만 주전 경쟁은 치열했다. 초반 4번의 평가전에서 세 선수가 골고루 기회를 잡았다. 김승규가 코스타리카(2대0 승), 우루과이전(2대1 승)에, 김진현이 칠레전(0대0 무)에, 조현우가 파나마전(2대2 무)에 선발로 나섰다.

11월 A매치를 통해 2파전으로 압축됐다. 김승규가 호주전(1대1 무)에, 조현우가 우즈베키스탄전(4대0 승)에서 골문을 지켰다. 김승규가 한발 앞서는 듯 했지만, 조현우가 우즈벡전 무실점으로 분위기를 바꿨다. 사우디전은 골키퍼 주전 경쟁의 마지막 코스다. 골키퍼는 한 번 주전을 정하면 좀처럼 바꾸지 않는다. 사우디전 벤투 감독의 선택이 중요한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스포츠조선 '유소년 스키육성캠프'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