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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부다비(아랍에미리트)=박찬준 기자]황희찬(함부르크)는 유난히 호불호가 갈리는 선수다.
황희찬과 생활해 본 사람들의 평가는 한결 같다. '착하다', '순하다'는 말을 빼놓지 않는다. 실제로도 그렇다. 심성이 여린 황희찬은 장난도 주로 하기 보다는, 당하는 편이다. 필리핀전이 끝나고 인터뷰 하는 황희찬을 향해 '절친' 황인범(대전)이 "뭘 했다고 인터뷰를 해?"라고 농담을 던지자 "그래도 열심히 했잖아"라고 수줍게 받아치던 모습이 아직도 생생히 기억난다.
황희찬은 주변을 잘 챙기는 편이다. 필리핀전 세리머니가 대표적이다. 결승골을 넣은 황의조(감바 오사카)와 함께 선수들은 세리머니로 손가락 1, 2를 펼쳤다. 경기 전날 오른 무릎 내측인대 부상으로 귀국길에 오른 나상호(FC도쿄)를 위한 것이었다. 이 세리머니는 황희찬이 제안했다. 황희찬은 나상호와 절친이다. "상호를 위해 더 잘하고 싶었다"는 황희찬은 최선을 다한 플레이로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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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희찬은 양날의 검이다. 폭발적이지만 투박하고, 빠르지만 세기가 부족하다. 그래서 잘할때와 못할때의 평가가 극명하다. 더 눈여겨 볼 것은 일반 팬과 전문가의 시각 차이다. 팬들은 황희찬의 단점을 지적하지만, 전문가들은 황희찬만의 장점을 높이 평가한다. 김판곤 대한축구협회 국가대표감독선임위원장은 "황희찬은 누구보다 위협적인 선수다. 볼을 잡을때 무조건 앞으로 잡아둔다. 항상 공격적이다. 상대에게 부담을 준다. 세밀함은 시간이 지날수록 나아질 수 있지만, 이런 장점은 연습으로 나올 수 없다"고 했다.
호전적인 플레이 스타일 역시 장점이다. 2018년 러시아월드컵 당시 코칭스태프였던 토니 그란데 코치는 "황희찬은 한국 선수들 중 가장 유렵과 남미 성향에 가까운 선수다. 공격적이고 터프하다. 상대를 불편하게 하는 유형의 선수"라고 했다.
물론 더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서는 세밀함을 더해야 한다. 기본적인 실수는 줄이고, 결정력은 높여야 한다. 황희찬은 이를 잘 안다. 협회 관계자는 "희찬이는 누구보다 승부욕이 세다. 댓글이나 기사 등 주변 보다는 스스로의 평가를 중요시한다. 할 수 있는데 그만큼 하지 못했을때 누구보다 안타까워 하고 답답해 한다. 스스로 노력도 많이 한다"고 했다.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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