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현장인터뷰]전남 '구원투수' 조청명 사장 "돈이 도는 K리그를 만들자"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19-05-01 06:00


전남 드래곤즈 조청명 사장 사진제공=전남 구단

경기장을 찾은 관중과 악수하는 조청명 사장 사진제공=전남 구단

"돈이 도는 K리그를 만들자."

전남 드래곤즈 신임 조청명 사장(59)은 '구원 투수'다. 전남 구단의 모기업 포스코는 위기에 처한 팀을 구하기 위해 '해결사'를 투입했다. 포스코 부사장까지 지낸 '소생 전문가' 조청명 사장에게 2부로 강등된 전남 구단을 맡겼다. 조 사장은 전남 드래곤즈 대표이사 부임 이전 포스코그룹의 워크아웃 기업인 포스코플랜텍 사장을 맡아 2년 연속 흑자를 이끌었다. 전남 구단의 초대 단장을 지낸 서정복 대한체육회 스포츠클럽육성위원장은 "역대 구단 사장들과 비교해보면 조 사장은 포스코에서 가장 높은 임원을 지낸 분이다. 구단의 모든 역량을 모아 팀이 다시 1부로 올라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남 구단은 2018년 K리그1(1부) 꼴찌로 처음으로 2부 강등됐다. 그 후폭풍으로 사장과 감독 모두 교체됐다. 구단 사상 최초로 외국인 사령탑 파비아노 감독(브라질 출신 스페인 국적)을 영입했다. 전남은 8라운드까지 승점 9점으로 9위(10팀 중)를 마크했다. 8라운드에서 우승 후보 부산 아이파크를 1대0으로 제압, 시즌 2승째를 올렸다.

조 사장 부임 이후 전남 구단은 약 3개월에 걸쳐 경영 진단을 실시했다. 포스크의 경영 전문가를 투입해 팀 경기력, 코칭스태프, 프런트 등 구단 전반의 현상황과 문제점을 파악했다.

조 사장은 시즌 시작 전 이기면 주고 지면 안 주던 선수단 수당 제도에 변화를 주었다. 승무패, 팬들의 평가, 감독 및 프런트의 기술 평가 등으로 평가해 수당을 주고 있다. 이겨도 내용이 실망스러울 경우 수당이 적다. 반면 졌지만 경기 내용이 좋을 경우 더 많은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조 사장은 "구단에 와서 보니 참 할 일이 많다. 먼저 축구단에 오셨던 분들이 '초반부터 너무 욕심 내지 마라. 생각 처럼 축구가 쉽지 않다'고 팁을 주시더라"면서 "짧은 시간이지만 장기, 중기, 단기로 우리 구단이 해나가야 할 일들이 수두룩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단기 성과를 추구하다보면 장기적인 유소년 투자에 소홀하기 쉬운 구조다. 내 임기가 얼마나 될 지 나도 모른다. 그러다 보면 또 눈앞의 경기 결과에 집착하기 마련이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짧은 시간, K리그와 전남 지역의 축구인들을 자주 만나 얘기나누고 있다. 경기장을 찾는 팬들에게 일일이 악수를 하기도 한다. 그는 "K리그의 여러 문제점 중 많은 분들이 구단 사장의 임기가 너무 짧다고 말한다. 시도민 구단의 경우 사장의 평균 임기가 채 2년이 안 되는 것으로 나와 있다"면서 "축구와 K리그에 대해 좀 알만하면 또 새로운 사장이 오고 있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이 문제의 해결책은 찾기 어렵다. 내 생각이지만 기업구단이든 시도민구단이든 구단 대표이사 선임 방식을 지금처럼 하면 안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조 사장은 결국 구단주가 최종 결정을 하게 되지만 그 전 단계에서 학계, 팬 등 다양한 사람들이 참가하는 선정위원회를 꾸려 최종 후보를 뽑는 방식을 제안했다.

또 그는 K리그 구단들이 경제적으로 자립하는 구조를 만들기 위해 프로축구판에 돈이 돌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 사장은 "우리 프로축구계에 돈이 돌아야 더 많은 이윤을 창출할 수 있다. 모기업에만 의존하지 말고 프로축구판에도 외부의 돈이 투자될 수 있는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K리그 구단들이 외부 돈을 빌려서라도 판을 키워야 한다. 그런 리스크를 감수해야 먹을 수 있는 '파이'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광양=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사주로 알아보는 내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