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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암=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헤딩골은 영국에서 뛸 때 넣은 것말곤 기억이 안난다."
주장 이근호와 부주장 박주호가 빠진 이날, 김보경은 캡틴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주중 아시아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 안방에서 다잡은 8강 티켓을 우라와 레드에게 내준 직후다. 김도훈 감독이 "지난 나흘간 죽을 맛이었다"고 할 만큼 선수단의 아픔이 깊었다. 리그에 올인하게 된 상황, 울산은 결연했다. 전반 8분만에 김태환의 선제골로 산뜻한 출발을 했다. 그러나 이후 경기가 꼬여들었다. 전반 40분 알리바예프, 전반 43분 박동진에게 연속골을 허용하며 1대2로 밀렸다. 황일수의 슈팅은 잇달아 골대를 강타했고, 후반 주니오와 황일수의 골 장면이 2번의 VAR 판독에 의해 연거푸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지워졌다.
올시즌 체력적, 심리적으로 가장 힘든 경기, 울산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경기 종료 직전, 기어이 동점골을 빚어내며 승부를 되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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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이 2-1로 앞선 채 후반 추가시간이 시작되자 승리를 확신한 서울 홈팬들은 "잘 가세요~잘 가세요~"를 합창했다. 울산 서포터들이 원정팀에게 부르는 '안방 승전가'를 상대 팀이 열창했다. 그리고 곧 울산의 동점골이 터졌다. 김보경은 "기분이 이상했다. 이렇게 억울하게 지고 가야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에게는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게 하는 힘이 됐다"고 말했다.
이날 무승부를 이끈 극장골의 의미를 묻는 질문에 김보경은 "우라와전의 안좋은 분위기를 잘 털어낸 골"이라고 즉답했다. "리그에서 패하게 되면 연패가 되고, 분위기를 어렵게 만들 수 있다. 오늘 이렇게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잘 전환해서 다행"이라고 평했다. 보기 드문 김도훈 감독의 질주에 대해선 "감독님도 속으로 절실하셨던 것같다. 지면 안되는 경기였다. 굉장히 기뻐하셨다"며 웃었다. 진정한 에이스는 위기에서 빛난다.
상암=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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