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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아무리 애정이 넘친다고 하지만….
조 사장은 구단 직원과 함께 대구 벤치 바로 뒤쪽 기자석 빈 자리에 앉아 경기를 관전했다. 원정 관계자나, 각 대표팀 코칭스태프가 현장을 찾아 비어있는 기자석에서 경기를 보는 건 경기장 시설 사정상 자주 있는 일. 하지만 초반 대구의 경기가 잘 풀리지 않자 흥분하기 시작했다. 전반 22분 대구는 수비수 파울로 상주에 페널티킥을 내줬다. 에어리어 좌측 끝쪽에서 일어난 파울. 육안으로 보기에는 에어리어 안쪽인지, 바깥쪽인지 애매할 수 있었으나 중계 화면 확인 결과 안쪽에서 발생한 파울이 명확했다. 억울함을 표시할 수는 있으나, 조 사장은 대구 벤치쪽에 VAR 판독 요구를 하라고 계속해서 소리쳤다. 벤치도 정신이 없었는지, 조 사장의 고함을 듣지 못하자 누구든 자신의 얘기를 들으라며 계속 벤치를 향해 소리쳤고 그제서야 조 사장을 본 한 코치가 대기심쪽으로 VAR 판독을 왜 하지 않느냐는 항의를 했다.
경기 중 불만 사항에 대해 심판에게 항의를 하는 건 현장을 지휘하는 감독의 몫. 경기장 밖 프런트 수장이 현장 스태프를 지휘하는 건 쉽게 볼 수 없는 일이다.
여기까지는 팀에 대한 애정과, 승리를 향한 열정으로 이해할 수 있다. 사장이라고 감정이 없는 게 아니다. 표출할 수 있다. 더 이해하기 힘든 일은 하프타임 후 벌어졌다. 전반 최악의 경기를 한 대구 선수들이 라커룸에서 안드레 감독 주도 하에 미팅을 하고 있었다. 안드레 감독의 얘기가 끝나자 밖에서 기다리던 조 사장이 라커룸 안으로 들어갔다. 아무리 좋은 얘기를 해주고, 막힌 혈을 뚫을 수 있는 작전이 생각났다고 하더라도 프런트가 경기 도중인 하프타임 미팅에 들어가는 건 프로 스포츠에서 현장에 대한 월권 행위다. 프런트와 현장에 관계가 좋고, 사장과 감독이 축구 철학을 공유하며 서로 이해를 잘 하기에 벌어질 수 있는 일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적어도 경기 도중에는 그런 일이 발생해서는 안된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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