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축구대표팀 선수들은 저마다 지난 10월 부임해 이번 동아시안컵을 통해 공식 데뷔한 콜린 벨 대표팀 감독(58)에게 부임 첫 골을 선물해주길 바라고 있다. 지난 10일 중국과의 2019년 EAFF E-1 챔피언십 첫 경기에서 득점없이 비긴 터라 골에 대한 갈증이 더욱 심하다.
공격수 정설빈(29·현대제철)은 12일 강서체육공원에서 한 인터뷰에서 "벨 감독님이 새롭게 오시고 골이 없다. 골이 나온다면 내가 첫 득점자가 되고 싶다"고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1차전에서 벤치에 머문 정설빈은 15일 부산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릴 대만과의 2차전에 출전이 확실시된다.
여기에 까마득한 후배들이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설빈의 소속팀 동료이기도 한 강채림(21)은 13일 훈련을 마치고 "내가 첫 골을 넣고 싶다"고 강조했다. 홍콩전에서 두 차례 결정적인 득점 찬스를 놓쳤지만 좋은 움직임으로 벨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던 손화연(22·창녕WC)은 "두 장면이 떠올라 경기 당일 잠을 이루지 못했다"며 "첫 골은 무조건 내가 넣어야 한다"며 해맑게 웃었다.
일본이 대만을 9대0으로 제압하면서 자연스레 대표팀에 다득점 승리 압박이 가해졌다. 전날 장슬기(25·현대제철)와 정설빈은 "우린 10대0으로 이겨야 한다"고 한목소리로 말했다.
하지만 벨 감독은 이틀간 훈련을 통해 중국전에 선발출전하지 않은 2번째 팀 투입을 암시했다. 우승을 위해 꼭 필요한 승리는 따내되, 중요한 일본전을 앞두고 상대적 약체인 대만전을 통해 다른 선수들도 실험해보겠다는 생각으로 풀이된다. 주전급 선수들이 결장할 경우에는 9골 정도의 다득점이 어려워질 순 있다.
강채림은 대만 수비 공략법에 대해 "아래로 내려서는 팀을 상대로는 기다리면서 공간을 찾아 그 공간을 공략해야 한다. 그렇게 해야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다"고 했다. 손화연은 "수적으로 유리한 2대1 상황을 많이 만들어야 할 것 같다. 발밑 플레이와 크로스에 이은 헤더"로 다득점을 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15일 대만을 상대하는 여자 대표팀은 17일 중국전을 치른 부산구덕경기장으로 돌아와 대망의 한일전을 갖는다. 부산=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