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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혹한 제주, 패배 의식 걷어내지 못하면 승격도 없다

김용 기자

기사입력 2020-05-24 16:04



[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화려한 라인업보다 중요한 건 멘탈 극복.

제주 유나이티드의 K리그2 시작이 험난하다. 제주는 2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2 2020 대전 하나시티즌과의 3라운드 경기에서 충격의 2대3으로 졌다. 홈에서 먼저 두 골을 넣고도, 후반 내리 세 골을 허용하며 충격의 역전패를 허용하고 말았다.

제주는 개막전 무승부 후 2연패를 당했다. 3경기 1무2패로 최하위권에서 허덕이고 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행보다. 제주는 지난 시즌 K리그1 상위권 다크호스로 꼽혔으나, 시즌 초반부터 꼬여버린 결과에 시즌 전체를 망쳐버렸다. 기업 구단 최초 다이렉트 강등이라는 수모를 겪었다.

하지만 제주는 실망하지 않고 매우 공격적인 선택을 했다. K리그2에 떨어져 투자를 줄일 것 같이 보였지만, 이창민 아길라르 안현범 등 주요 선수들을 지키는 것에 더해 주민규 발렌티노스 정조국 등 굵직한 선수들까지 영입하며 K리그1팀 못지 않은 전력을 꾸렸다.

여기에 마지막 방점으로 승격 전문가 남기일 전 성남FC 감독을 모셔왔다. K리그2 최강 선수 구성에 맞춤형 감독까지 '1강 후보'로 손색이 없었다.

하지만 개막 후 3경기를 보면 처참하다. 서울 이랜드전 1대1 무승부에 이어 전남 드래곤즈전 0대1 패배, 그리고 대전과의 경기까지 지고 말았다. 결과를 떠나 경기 내용도 아쉽다. 극강의 라인업으로 상대를 압도하지 못한다. 일각에서는 약한 팀을 맡아 강한 상대를 괴롭히던 남기일 감독의 축구가 지금의 제주와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다. 상대가 제주 선수들을 두려워하며 소극적인 경기를 해야하는데, 오히려 제주의 경기가 더 소극적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그나마 대전전은 반전의 계기가 되는 듯 했다. 상대는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됐던 대전이었고, 후반전 초반까지 두 골을 먼저 넣으며 앞서나갔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 점의 차이에도 제주 선수들은 후반 쫓기기 시작했다. 중심을 잡아줘야 할 캡틴 이창민은 거친 파울로 퇴장을 당해 역전의 빌미를 제공했다. 이랜드와의 개막전을 봐도 전반 주민규의 선제골을 지키지 못하고 후반 동점골을 허용했다.


제주는 지난 시즌 무기력하게 패하는 경기가 계속되자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 물들기 시작했다. 시즌 중후반에는 의욕이 없어 보인다는 게 냉정한 평가였다. 프로 스포츠에서는 종목을 가리지 않고 패배 의식을 가장 두려워한다. 앞서고도 '또 동점, 역전을 허용하겠지'라는 생각이 시작되면 경기는 그대로 뒤집어진다. 제주는 아직 이 패배 의식을 제대로 걷어내지 못한 듯 하다. 세 경기 결과와 과정이 그렇다.

남 감독은 제주 감독으로 취임하며 "선수들이 패배 의식에 젖어있는 게 눈에 보였다. 자신감을 심어주겠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아직 갈 길이 멀어 보인다. 남 감독은 개막을 앞두고 5월 5경기 무패 목표를 내세웠는데, 이미 거창했던 목표 달성이 무산된만큼 현실적으로 팀 체질을 개선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 찾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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