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프로축구 K리그1이 8라운드를 소화했다. 올 시즌은 코로나19 여파로 리그가 대폭 축소 운영된다. 정규리그 22라운드에 파이널 라운드 5경기로 축소됐다. 때문에 8라운드면 전체 일정의 30%를 소화한 셈이다. 이 정도 누적 지표면 올 시즌 경향성을 따져볼 만하다.
흥미로운 현상이 눈에 띈다. 전북 현대와 울산 현대. 지난해 리그 우승경쟁을 벌이던 두 강호가 더욱 강력하고 범접하기 어려운 '2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북은 초반에는 다소 흔들리는 모습이었지만, 이내 본 궤도에 올라서 리그 1위를 기록 중이다. 울산은 한층 더 강력해진 스쿼드를 바탕으로 '리그 유일의 무패 구단'으로 선전하고 있다.
|
이렇게 2강과 나머지 팀의 격차가 크게 벌어지게 된 요인으로는 우선 코로나19에 의한 시즌 준비 환경의 변화를 들 수 있을 듯 하다. 한 축구관계자는 "코로나19로 리그 개막이 늦어지면서 각 팀마다 많은 훈련시간을 보내야 했다. 그 시간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보냈는지가 현재 전력으로 나타난다. 팀이 갖고 있는 시스템이나 지원의 차이가 극명하게 실력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예전과 같았다면 적당히 비시즌을 보내고 시즌에 돌입해 초반에 실전을 치르며 전력을 끌어올렸겠지만, 코로나19로 시즌 개막이 늦어지면서 각 팀마다 다른 출발 선상에서 리그를 시작했다는 지적이다. 선수 수급이 풍부하고, 훈련 환경이 좋았으며, 체계적인 방법으로 훈련한 팀들은 초반부터 달려나간다. 전북과 울산이 그렇다.
결국은 평소 누적된 '투자'가 쌓아 온 격차가 코로나19라는 특수 상황으로 인해 여실히 드러났다는 것이다. 서울이 25년만에 참담하게 몰락하고 있는 점 역시 이런 관점에서 설명할 수 있다. 그간 서울은 모기업으로부터의 투자가 갈수록 줄어들어왔다. 그럴 때마다 현장의 힘으로 어떻게든 버텨왔지만, 누적된 투자와 그에 따라 형성된 시스템의 깊이는 언젠가 드러나게 마련이었다. 올해의 몰락이 바로 그 결과물일 수 있다. 결국 지속적인 투자로 팀을 강하게 만들어 온 '진짜 프로'들이 점점 더 두각을 드러낼 수 밖에 없다. 다른 팀이 인식을 바꾸지 않는 한, 전북과 울산의 양강 독주구도는 계속 이어질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한화 무더기 2군행...김태균은 빠진 이유 [크보핵인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