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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축구팬들의 관심을 모으던 빅매치가 안개로 인해 허무하게 취소됐다. 안개로 인한 취소는 K리그 역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이날 제주에는 아침부터 비가 내렸다. 오후 5시경 비가 그치며 선수들이 조금 더 나은 컨디션 속에서 경기를 하는 듯 했다. 하지만 오후 5시30분 경부터 갑작스럽게 서귀포 일대가 지독한 안개로 뒤덮였다. 바로 앞 시야 확보도 어려울만큼 안개가 자욱했다. 길을 지나가는 서귀포 시민들도 신기한 듯, 사진을 찍을 정도였다.
이날 경기는 K리그2 최고의 빅매치중 하나였다. 양팀은 제주 유나이티드의 연고지 이전 문제로 새롭게 라이벌 관계가 형성됐다. 제주가 전신 부천 SK시절, 연고지 이전을 선택하며 부천 축구팬들에게 상처를 줬었고 곧바로 시민 구단 창단으로 이어졌다. 지난 5월 제주와 부천이 부천종합운동장에서 역사적인 첫 맞대결을 펼쳤을 때, 많은 주목을 받았다. 여기에 두 팀 모두 성적도 좋다. 제주와 부천은 이 경기를 앞두고 나란히 리그 2, 3위를 달리고 있었다. 선두 수원FC와의 승점 차이가 각각 2, 3점밖에 나지 않아 양팀 모두에 승점 3점이 필요한 경기였다.
규정상 기상 악화 등으로 인한 경기 취소는 경기 시작 세 시간 전에 이뤄져야 하는데, 세 시간 전이 지나더라도 중대한 불상사 등이 있는 경우는 경기 관계자들의 의견을 참고해 감독관이 긴급하게 취소를 할 수도 있다. 경기 전 논의를 통해 최종 취소 결정이 내려졌다.
하루 뒤 경기가 열릴 수도 있지만, 문제는 15일 제주 유나이티드의 FA컵 경기 일정이 미리 잡혀있다는 것. 수원 삼성과의 경기다. FA컵을 이틀 앞두고 경기를 치를 수도 없어 경기 일정은 추후 편성할 수밖에 없게 됐다.
부천 선수단은 이 경기를 위해 먼 제주까지 입도했지만, 경기를 치르지도 못하고 허무하게 상경길에 오르게 됐다.
제주=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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