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산=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돌아온 탕아' 박인혁이 속죄포로 대전 하나시티즌을 구했다.
박인혁은 후반 18분 결승골을 뽑았다. 조재철의 코너킥을 최재현이 멋진 시저스킥으로 연결했고, 박인혁이 뛰어들며 방향을 바꿨다. 이 볼은 그대로 안산 골망에 빨려들어갔다. 하지만 부심이 기를 들었다. 이때 VAR(비디오판독)이 작동했다. 느린 장면으로 본 결과 온사이드였다. 심판은 득점으로 인정했다. 하지만 김길식 감독이 계속해서 항의에 나섰고, 결국 심판은 퇴장을 선언했다. 대전은 이후에도 박인혁을 중심으로 안산을 공략했고, 후반 41분 정희웅이 자신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그대로 성공시키며 승리를 마무리했다.
시즌 첫 골을 결승골로 장식한 박인혁은 경기 후 인터뷰에 나서 "연패를 끊어서 기쁘다"고 했다. 박인혁은 눈물을 꾹 참고 시종 떨리는 목소리로 인터뷰에 임했다. 이유가 있다. 박인혁에게 올 시즌은 악몽이었다. 박인혁은 고등학교 시절, 주목받는 공격수였다. 독일 진출에도 성공했다. 하지만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고, 2018년 대전을 통해 국내로 복귀했다. 많은 기대 속 대전 유니폼을 입었지만, 역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이지는 못했다. 올 시즌 대전이 기업구단으로 인수됐고, 특히 '레전드 공격수' 황선홍 감독이 부임하며 절치부심했다. 하지만 '한번의 실수'로 나락에 빠졌다.
박인혁은 지난 19일 복귀전을 치렀다. 복귀전에서도 좋은 플레이를 펼쳤다. 박인혁은 "기회가 오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기회가 왔을때 준비되어 있는 모습을 보여드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운동에만 전념했다. 체력이 떨어지지 않도록 개인운동도 하고, 열심히 준비했다"고 했다. 그 결과, 박인혁은 안산전에서 골맛까지 봤다. 박인혁은 "나는 뒤에서 들어갔다고 생각해 마음속으로 골이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VAR에서는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속으로 '제발 골이길'하고 빌고 있었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기회를 준 구단에 감사하다. 아직 6경기나 남았다. 위의 팀들도 무너질 수 있기에, 플레이오프는 집중하면 당연히 갈 수 있을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인혁의 시즌은 지금부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