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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왕 이렇게 된 것….'
페르세폴리스의 우승을 눈 뜨곤 볼 수 없는 '테헤란 더비' 라이벌 에스테그랄 팬들이 연일 울산을 향한 광적인 온라인 응원전을 펼치고 있다. ACL 무대에선 과거에도 이와 유사한 상황이 있었다. 2013년 FC서울와 에스테그랄의 4강전 당시 페르세폴리스 팬들이 FC서울의 SNS에 몰려들어 에스테그랄과 팬들을 비난하는 댓글을 쏟아냈었다. 당시 FC서울은 4강전 승리후 준우승했었다.
7년만의 복수혈전이다. 페르세폴리스가 2년만에 또다시 결승에 오르면서 16강에서 조기탈락한 에스테그랄의 방해공작이 시작됐다. 이들이 울산 SNS를 점령했다. 정작 주인인 울산 팬들은 알 수 없는 꼬불꼬불 페르시아어에 피로감을 호소할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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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극성 팬들의 활약은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울산 구단 공식 SNS는 물론 운영자 계정까지 귀신같이 찾아내 연일 DM(Direct Mail, 온라인 문자) 폭탄을 투하하고 있다. '에스테그랄 팬들은 울산 현대를 매우 사랑합니다. 골키퍼의 약점은 날개에서 날카로운 십자가입니다'라는 언뜻 암호와도 같은 번역기 한국어에 실소를 금할 수 없지만, 나름 순도 높은 첩보도 있다. 이경민 울산 홍보마케팅팀 사원은 "날개에서 날카로운 십자가(cross)는 아마도 측면에서 날카로운 '크로스'를 말하는 것같다"며 미소 지었다.
에스트랄 팬들은 '경험 많은 센터백 잘랄 호세이니와 후세인 카나니자데간을 조심하라' '시아마크 네마티, 바샤르 라산, 아흐메드 누룰라히가 키플레이어'라며 주요 선수들을 콕 찍어주는가 하면, '페르세폴리스의 수비라인이 상당히 강하지만 수비수들의 발이 느린 편이니 뒷공간을 노리면 득점할 수 있다' '주요 공격수들이 나올 수 없기 때문에 선수비 후역습을 노릴 것'이라는 '꿀팁' 첩보를 쉴새없이 쏟아내고 있다. '페르폴리스 선수들은 상대를 다치게 하는 거친 태클을 하니 조심해라' '경기 후 반드시 도핑 테스트를 받도록 해야 한다'등의 경고와 함께, '페르세폴리스 감독은 울산 경기 리뷰를 통해 수비라인이 강한 전방압박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는 식의 현지 언론 기사 번역본까지 보내며, 장외 '전력분석관' 역할을 자청하고 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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