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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이제는 때가 됐다고 생각했어요. 자신 있습니다."
이 감독은 "다른 사람들이 별 코치 경력도 없이 빨리 감독이 되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왜 이렇게 기회가 오지 않을까' 생각한 적도 있었다. 참 오랫동안 코치 생활을 했고, 이제야 기회를 얻었다"고 했다. 이 감독은 "처음 대전에서 제안이 왔을 때 '이게 맞는 선택인가', '과연 내가 해낼 수 있을까' 싶었다. 두려움은 아니었다. 솔직히 자신 있었다. 시행착오는 있겠지만, 감독이 될 때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많은 감독들과 함께 하며 그들의 장점을 배웠다. "모든 분들의 영향을 받았다. 그 분들이 생각하시는 축구 철학이 내 생각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이제 여기에 세부적으로 내 색깔을 입힐 생각"이라고 했다. 특히 최근까지 U-23 대표팀에서 함께 한 김학범 감독에 대한 고마움이 크다. 이 감독은 "많은 것을 배웠다. 감독님께 바로 연락을 드렸더니 '넌 할 수 있다. 분명 좋은 감독이 될 것'이라고 덕담을 해주셨다. 참 감사했다"고 했다.
이 감독은 U-23 대표팀 코치로 많은 현장을 누볐다. 최근 K리그 경기는 누구보다 많이 봤다. 이 감독은 "대전 경기도 많이 봤다. 경기력적으로 봤을 때는 밸런스가 좀 깨진 모습이었다. 선수들 자체의 퀄리티는 나쁘지 않은데 간절함이 좀 부족해 보였다. 감독 후보 면접에서도 이런 이야기를 했다"고 했다. 이어 "K리그2가 정말 호락호락한 무대가 아니다. 치고 받는 경기가 많다. 체력적으로 잘 준비가 돼야 하고, 변수도 많다. 1위부터 10위까지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에 더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초보 감독 같지 않은 여유있는 마인드, 이 감독은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가 보다"고 했다. "시작을 하면 달라지겠지만 지금까지는 편안하다. 남들은 조심스러운데, 나는 허정무 이사장님의 존재가 오히려 더 좋다. 그 분처럼 많은 경험을 쌓은 분이 어디 계신가. 서로 존중하고, 필요할 때 의지하고, 그렇게 하다보면 팀이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갈 수 있지 않을까"라고 했다.
이미 선수 보강 작업도 시작했다. 이 감독은 "구단에 모든 리스트를 다 전했다. 다 해주면 좋겠지만, 구단의 입장이라는 게 있다. 만에 하나 내가 원하는 선수가 안된다고 하더라도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그래서 내려놨다. 지금 지지고 볶고 해봐야 못 올 선수가 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차라리 비우면 하나하나 만든다는 점에서 더 편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이 감독은 16일 선수단 상견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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