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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기성용 성폭력 입증 증거를 가졌다는 박지훈 변호사의 입장 선회 속내 '소송해서 너희들이 입증해봐'

노주환 기자

기사입력 2021-03-02 15:00


2021 K리그1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개막전이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서울 기성용이 경기하고 있다. 전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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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기성용 관련 성폭력 의혹 사건이 결국 법정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기성용과 B씨에게 초등학교 축구부 시절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한 피해자 C씨와 D씨의 대리인 박지훈 변호사(법무법인 현)가 관련 '증거'를 기성용 측이 소송을 제기할 경우 사법기관에 제출하겠다고 입장을 선회했다. 박지훈 변호사는 1일 밤 보도자료에서 기성용이 빨리 자신들을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이번 사건의 흐름이 묘하게 돌아가고 있다. 처음 피해자 측을 대리한 박지훈 변호사는 가해자로 지목한 기성용과 B씨를 상대로 초등학교 축구부 시절 당한 성폭력에 대한 진심어린 사과를 원한다면 과거 일을 폭로했다. 기성용 측이 두 차례 반박 보도자료와 한 차례 기자회견을 통해 "그 일과 자신은 전혀 무관하다. 자비는 없으며 끝까지 간다. 법적 절차를 밟을 것"이라는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박지훈 변호사는 두번째 보도자료를 통해 "명백한 증거가 있고, 그 자료는 기성용과 소속팀(FC서울)에만 제출할 것이다"라고 했다가, 세번째 보도자료에서 입장을 선회해 "법정에서 공개하겠다"고 했다.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증거자료에는 기성용 선수나 피해자들 이외에도 다른 많은 사람이 등장한다. 그 분들의 인격권 보호를 위한 측면에서라도 증거자료를 일반에 공개하기 어려운 점을 이해해 주기 바란다'고 설명했다.

당초 피해자라고 주장한 측은 공소시효가 다 지났고, 해당자들이 초등학생이었던 점을 감안해 사과만 받고 끝내고 싶다고 했다. 그렇게 시작한 사건이 기성용 측에서 강하게 반발했고, 관련 증거를 공개하라며 압박, 소송을 불사하겠다고 하자, 피해자 측이 또 다른 카드를 뽑아 들었다. 기성용 측이 원고가 돼 민형사상의 소송을 제기하면 피고 입장에서 관련 증거를 법정에서 공개하겠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피해자라고 주장한 측이 소송이 시작되면 기성용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자가 되는 것이다. 이 경우 기성용 측이 증거를 입증해 보여야 한다고 법률가들은 말한다.


2021 K리그1 전북 현대와 FC 서울의 개막전이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 전 서울 기성용이 몸을 풀고 있다. 전주=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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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법률 전문가는 "이번 사건의 최초 피해자라고 주장한 측이 '출구전략'을 쓰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현재로선 양 측이 초등학교 시절 사건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없다고 볼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기성용 측이 명예훼손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하면 피고의 행위에 대해 혐의 입증 책임을 갖게 된다"고 말했다. 기성용 측은 박지훈 변호사의 증거 공개 입장 선회와 상관없이 기존 강경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결국 민형사 소송으로 갈 경우 제법 긴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여론의 관심도 점점 줄어들 것이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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