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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팬심은 냉정하다. 영광스러워야 할 기념식 순간, 관중석에서는 "우~"하는 야유가 나왔다. 이미 짐작했던 바다. 경기장에는 비난의 내용이 담긴 걸개도 나와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까지 대구FC 팬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던 프랜차이즈 스타 정승원은 지금 야유의 대상이 되어버렸다. 돌변한 팬심 앞에서 정승원은 속으로 다시 다짐했다. '그 마음, 돌려놓겠다'고.
특히 이날 경기에 앞서 정승원의 통산 100경기 기념 시상식이 있었다. 선수 개인에게는 큰 영광이다. 하지만 그는 온전히 축하받지 못했다. 대구 서포터들은 구단과 계약 문제로 트러블이 생긴 정승원에게 크게 실망했다. 물론 정승원에게만 실망한 것은 아니다. 구단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경기 전 이런 비판의 내용을 담은 걸개를 걸었다. 이어 시상식 때도 정승원의 이름이 호명되자 야유가 나왔다.
하지만 정승원은 이런 모든 반응에 대해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성남과 0-0으로 비긴 뒤 만난 정승원은 "무엇보다 오늘 이기지 못해서 아쉬움이 많다. 포항전 때처럼 조금 더 뒷심을 완벽하게 발휘했다면 더 좋은 찬스가 나올 수 있었는데, 그런 아쉬움이 있다"고 말했다.
정승원의 늦은 합류는 대구가 시즌 초반 하위권에 머물고 있는 이유 중 하나다. 정승원은 팀 성적을 끌어올리기 위해 기꺼이 스스로를 던지겠다고 다짐하고 있다. 그는 "지금 1승 밖에 없어 아쉽다. 내가 최대한 팀에 희생해서 승점 따내려고 노력하겠다. 내가 공격포인트를 많이 하고, 도움을 줘야 팀이 살아날 것 같다"며 "최대한 체력을 끌어올려 작년과 같은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도록 하겠다. 팀이 잘 돼야 올림픽도 나갈 수 있다. 우선은 팀에서 최선을 다 하겠다"고 다짐했다.
대구=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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