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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해트트릭, 맞습니다."
올해도 K리그2 득점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안병준의 최근 기세는 경이롭다. 11라운드 대전전 이후 5경기 연속골, 이날 전반 3분 선제골, 후반 30분 페널티킥골, 후반 추가시간 결승골 등 10~12호를 한꺼번에 꽂아넣었다. 무엇보다 모든 골의 과정이 아름다웠다. 전반 3분 최 준의 롱패스를 이어받은 후 문전에서 돌아서 침착하게 볼을 컨트롤해 오른발로 골망을 흔들었다. 후반 페널티킥 장면 역시 문전에서 영리한 몸놀림으로 상대 파울을 유도했고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압권은 후반 추가시간 극장골. 후반 추가시간 5분이 다 끝나갈 무렵 부산의 핸들링 파울이 선언되며 두아르테가 동점골을 밀어넣었다. 2-2로 끝나는가 싶던 순간, '승부사' 안병준이 마지막 원샷원킬의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황준호의 패스를 이어받아 통렬한 왼발로 골망을 흔들며 해트트릭 기록과 함께 부산의 승점 3점을 확정 지었다.
5경기 연속골 비결에 대해서도 안병준은 "그동안 어시스트를 해준 동료들이 많다. 팀이 함께 만들어낸 골이다. 페널티킥도 동료들이 만들어준 것을 제가 찬 것이 많다. 팀에 감사하다"며 팀플레이어로서의 면모를 보였다. "프로 생활을 하면서 한번쯤은 해트트릭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 못할 것같다는 생각도 했는데 시즌 초에 발렌티노스가 올해 한번 할 것같다고 하더라. 오늘 세 번째 골이 들어간 후 발렌티노스가 나보다 더 기뻐하더라"며 웃었다. "라커룸에서 동료들에게 많은 축하를 받았다. 매치볼도 챙겼다. 평생 간직해야할 것같다"고 했다.
'생애 첫 해트트릭 후 패배' VS '극장골 넣고 승리', 밸런스게임같은 질문에 안병준은 1초도 망설이지 않고 답했다. "해트트릭을 하고 팀이 진다면, 당연히 해트트릭 못해도 팀이 극장골로 승리하는 걸 택할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수원FC에서 21골을 터뜨리던 때보다 분명 득점 페이스가 빠르다. "골과 관련해 구체적 목표를 정한 것은 없다. 많은 경기가 남아 있고, 한경기 한경기 해나갈 뿐 '커리어하이'나 기록같은 건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마음을 비우고 팀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다보면 결과는 따라온다는 베테랑 골잡이다운 답변이었다.
페레즈 부산 감독은 경기후 "자주 이야기해왔지만 안병준은 우리팀의 많은 어린 선수들에게 귀감이 되는 좋은 선배이자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라면서 엄지를 치켜세웠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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