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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분석]잘나가는 포항, 초반 순항의 비결은 '극강의 효율성'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03-07 15:59 | 최종수정 2022-03-08 07:20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포항 스틸러스의 초반 선전이 눈부시다.

포항은 5일 인천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인천 유나이티드와의 '하나원큐 K리그1 2022' 4라운드에서 1대0 승리를 거뒀다. 마찬가지로 함께 잘 나가던 인천까지 제압한 포항은 3승1패(승점 9)로 2위까지 올랐다. 포항은 겨우내 이렇다할 전력 보강을 하지 못한 채, 강상우 권완규 등 핵심 자원들이 줄줄이 떠났다. 중하위권이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포항은 시즌 전 예상을 비웃기라도 하듯, 엄청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포' 임상협은 "목표를 새로 정했다. 우리의 목표는 우승"이라고 도발했다.

포항의 놀라운 선전, 비결은 극한의 '효율성'이다. 기록이 말해준다. 포항은 이번 시즌 치른 4경기에서 단 한차례도 점유율에 앞선 적이 없다. 평균 42%다.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에서는 37%에 그쳤다. 패스 성공 횟수도 평균 291회다. 평균 점유율은 리그 11위, 패스 성공은 10위에 머물러 있다. 지난 시즌 포항은 52%로 평균 점유율 5위, 패스 성공은 436회로 3위였다.

헌데 슈팅수는 오히려 늘었다. 경기당 평균 슈팅이 14회에 달한다. 유효슈팅 역시 경기당 6회가 넘는다. 모두 압도적 1위다. 지난 시즌 포항은 경기당 평균 슈팅(12회)과 유효슈팅(4회)이 모두 리그 5위였다.

달라진 배경은 측면에 있다. 포항은 요즘 '측면 맛집'이다. 다른 포지션은 리그 평균인데 반해, 측면은 양과 질에서 타팀을 압도한다. 임상협 정재희 이광혁 허용준, 팔라시오스 등 수준급 자원들이 대거 자리했다. 한때 리그 최고의 크랙으로 불리며 올 겨울 영입된 완델손은 아직 가세도 하지 않았다.

'여우' 김기동 감독은 측면 자원을 극대화했다. 전략과 위치에 변화를 줬다. 김 감독은 "지난 시즌에는 점유를 강조했다. 아무래도 전진 패스보다는 후방에서 볼을 돌릴 때가 많았다. 측면도 넓게 포진해서 볼을 돌리는데 용이하게 했다"며 "하지만 올 시즌은 보다 빠르게 앞쪽으로 볼을 보내는데 중점을 뒀다. 측면 역시 폭을 좁혀서 보다 전방에서 골을 노릴 수 있게 했다"고 했다.

김 감독은 실용적인 축구를 강조하고 있다. 신진호-신광훈, 수비형 미드필더 '신신 듀오'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데다, 센터백이 지난 시즌만큼 강하지 못한 이유에서였다. 김 감독은 "그래서 가급적이면 전방에서 마무리를 하고 수비로 전환하자고 요구하고 있다. 내가 부임한 이래 전환 후 슈팅까지 하는 연습을 계속해서 반복해 왔다. 슈팅수가 늘어난 배경"이라고 했다.

이어 "유효슈팅은 결국 개인 능력이 차지하는 부분이 크다. 임상협 정재희 이광혁 등은 모두 리그 톱급 윙어들이다. 기본 틀이 갖춰지니 그 속에서 선수들이 자신의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 임상협이 올 시즌 기록한 5개의 슈팅 중 4개가 유효슈팅이고, 이 중 2개가 골로 연결됐다. 돌격대장 정재희도 9개의 슈팅, 5개의 유효슈팅, 1골-1도움이라는 효율적인 경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포항은 새롭게 영입된 박찬용이 중심을 잡아주며, 수비에서 기대 이상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측면을 중심으로 한 공격이 계속해서 위력을 발휘할 경우, 포항 축구는 순항할 가능성이 높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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