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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PL개막특집]③손흥민, 득점왕 2연패 도전…홀란드, 살라, 누녜스, 케인 'EPL은 별들의 잔치'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2-08-02 19:12 | 최종수정 2022-08-05 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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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인류가 달에 간 만큼 엄청난 일이다."

이영표 강원FC 대표이사(45)는 '후배' 손흥민(30·토트넘)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득점왕(EPL) 등극에 대해 이렇게 설명했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 EPL에서 23골을 폭발시키며 모하메드 살라(리버풀)과 함께 공동으로 득점왕에 올랐다. 4위팀에서, 그것도 PK골 하나 없이 순수 필드골로만 달성한 대기록이었다. 아시아 선수가 EPL 득점왕에 오른 것은 손흥민이 최초다. 세계 최고의 리그로 불리는 EPL에서, 축구의 변방인 아시아의 한국에서 온 청년이 내로라하는 유럽과 남미의 슈퍼스타들을 따돌리고 득점왕을 차지한 것은 그만큼 예상치 못한 대사건이었다.

찬란한 과거는 이제 역사로 사라졌다. 손흥민도 "다시 0에서 시작한다. 지난 시즌에 많은 것을 이뤘지만, 벌써 다 없어졌다. 새로 시작해야 한다"고 했다. 걷는 길마다 새로운 역사를 쓴 손흥민은 이제 또 한번의 전인미답의 고지에 도전한다. 득점왕 2연패다. EPL 역사에서 득점왕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단 6명(살라, 해리 케인, 로빈 판 페르시, 티에리 앙리, 마이클 오언, 앨런 시어러)에 불과하다.

최근 흐름을 보면 가능하다. 손흥민은 2021~2022시즌부터 전문 골잡이에 가까운 득점력을 보여주고 있다. 2020~2021시즌 17골을 넣은데 이어 지난 시즌에는 23골을 폭발시켰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 주로 왼쪽에서 활약했던 손흥민은 조제 무리뉴 감독 부임 후 중앙쪽으로 위치를 옮겼고, 이는 손흥민에게 날개를 달아줬다. 과거 페널티박스 바깥이나 가장 자리에서 주로 슈팅을 때렸던 손흥민은 박스 안에서 마무리를 할 수 있게 됐다. 왼쪽 측면에서 뛰었던 2016~2017시즌 '기대득점(xG)' 값은 0.29에 불과했지만, 지난 시즌은 토트넘 입성 후 가장 높은 xG(0.47)를 기록했다. 슈팅당 xG는 0.18로 리그에서 5번째로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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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 손흥민에게 골을 기대할만한 찬스가 많이 생기고 있다는 이야기다. 손흥민은 한칸 내려서 공격형 미드필더에 가까운 움직임을 보이는 케인과 환상적인 호흡을 보이고 있다. '손-케 듀오'는 자타공인 'EPL 최고의 공격 콤비'다. 이미 EPL 역사를 썼다. 첼시 전설 디디에 드로그바-프랭크 램파드가 갖고 있던 EPL 최다골 합작 기록을 넘었다. 현재 41골을 합작 중이다. 새 시즌 들어 둘의 호흡은 더욱 원숙해지는 모습이다. '손-케 듀오'는 올 여름 토트넘이 치른 프리시즌 4경기에서 7골-3도움을 기록했다.

올해는 케인 외에도 도움을 기대할만한 선수가 늘어났다. 스리톱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히샬리송은 이미 검증된 공격수고, 왼쪽 윙백 이반 페리시치는 손흥민이 보다 중앙에서 플레이할 수 있도록 도와줄 수 있는 선수다. 이브 비수마, 제드 스펜스 등도 클래스가 있는 선수들이다. 토트넘 입성 후 기대득점에 비해 무려 30골 이상의 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탁월한 결정력을 자랑하는 손흥민인만큼, 주변 선수들의 업그레이드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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득점왕 2연패를 위해서는 넘어야 할 경쟁자가 많다. 특히 새롭게 EPL 무대에 입성한 엘링 홀란드(맨시티)와 다윈 누녜스(리버풀)가 눈에 띈다. 홀란드는 킬리앙 음바페(파리생제르맹)와 함께 '차세대 메날두(메시+호날두)'로 불리는 특급 공격수다. 전 유럽의 러브콜을 받았던 홀란드는 올 여름 전격적으로 맨시티 유니폼을 입었다. 오스트리아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경기당 1골에 육박할 정도의 놀라운 골결정력을 과시한 홀란드와 특출난 공격 전술을 자랑하는 펩 과르디올라 맨시티 감독의 만남에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다. 지난 시즌 벤피카(포르투갈)에서 무려 34골을 폭발시키며 빅클럽의 구애를 한몸에 받던 누녜스는 구단 역사상 최고액인 무려 1억유로(옵션 포함)에 리버풀 유니폼을 입었다. 사디오 마네를 뮌헨으로 떠나보낸 리버풀이 점찍은 새로운 공격수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서 한국과 한조에 속한 우루과이 대표팀의 주포로, 이미 커뮤니티쉴드에서 데뷔골을 폭발시켰다. 스피드와 기술, 높이까지 두루 갖춘 완성형 공격수다.

여기에 지난 시즌 뜨거운 경쟁을 펼쳤던 살라와 '최고의 동료이자 라이벌' 케인은 여전히 경계대상 1호다. 살라와 케인은 이번 2022~2023시즌 통산 4번째 득점왕을 노린다. 유럽 베팅 업체들은 홀란드를 득점왕 1순위로 꼽고 있는 가운데, 살라, 케인, 손흥민, 누녜스 순으로 평가하고 있다. 아스널 이적 후 프리시즌에서 엄청난 득점력을 보이고 있는 가브리엘 제수스, 꾸준한 득점력을 보이는 '노장' 제이미 바디(레스터시티)는 다크호스로 꼽히고 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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