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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최용수 감독 알고보니 '매너남?'…페어플레이상 4회 수상 전문가

최만식 기자

기사입력 2022-10-25 16:58 | 최종수정 2022-10-26 06:00



[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독수리는 페어플레이 전문가.'

강원FC는 2022년, 창단(2008년) 이후 가장 보람있는 한 시즌을 보냈다. 지난해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간신히 살아남았던 '약체'에서 단번에 파이널A로 도약하는 짜릿함을 강원 팬들에게 선사했다. 그것도 모자라 24일 열린 '하나원큐 K리그 2022 대상 시상식'에서는 '상복'이 터졌다. '잘 키운 젊은이' 양현준이 압도적으로 영플레어상의 주인공이 됐고, '에이스' 김대원은 왼쪽 미드필더 부문 베스트11에 선정됐다. 여기에 강원FC는 페어플레이상까지 받았다.

여기서 눈길을 끄는 대목은 '팀'에 주어지는 페어플레이상이다. 강원은 창단 첫 시즌인 2009년과 2010년에 연속 수상한 뒤 12년 만에 페어플레이상을 되찾았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상벌 규정에 따르면 페어플레이상은 공식경기에서 경고 및 퇴장에 의한 벌점 수가 최소인 팀에 주어지는 상이다. 산정 기준을 보면 '벌점 기준은 경고 1점, 퇴장 3점으로 경고 2회 퇴장의 경우 경고 벌점(2점)을 적용하며, 코칭스태프의 경고 및 퇴장도 팀 벌점에 포함한다', '선수단 및 클럽에 부과된 징계는 그 내용에 따라 벌점에 포함한다(출전정지 1경기=3점, 제재금 100만원=3점)'는 조항을 두고 있다.

이른바 '경기를 지저분하게 하지 않는' 팀에 영예를 안겨주는 상이란 의미다. 연맹은 "강원은 이번 시즌 한 번도 퇴장 기록이 없었고, 경고도 46개로 K리그1 구단 중 가장 적었다"고 선정 이유를 밝혔다.

공교롭게도 강원이 최용수 감독 부임 이후 첫 시즌에 12년 만의 페어플레이상을 받았다. 역대 수상 기록을 살펴보니 최 감독은 '페어플레이 전문가'였다. 최 감독은 과거 FC서울을 지휘할 때도 페어플레이상 '단골 수상자'였던 기록이 있다. 감독대행으로 이끌었던 2011년 처음 이 상을 받은 것을 시작으로 2013∼2014년에도 2년 연속 수상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동안 감독 생활하면서 무려 4번이나 '신사적인 팀'을 만든 것이다.

축구에서 경고는 팀 전력을 좌우할 수 있는 요주의 대상이다. 경고 누적의 경우 당장 레드카드를 받거나 퇴장 또는 경고 횟수가 쌓이면 출전 정지 등 불이익을 감수하도록 규정을 두고 있다. 축구는 거친 운동이기에 말 그대로 '페어플레이', 실력으로 정정당당하게 승부를 하라는 당부를 담아 '상'까지 수여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보면 최 감독에겐 '반전 매력'이 숨어 있는 셈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실 최 감독은 별명 '독수리'의 이미지도 있거니와 승부 근성 강하고, 선수들에게 엄격한 지도자로 알려져 있다. 경기 중에도 플레이 전개가 신통치 않다 싶으면 그라운드를 향해 호통치는 소리가 관중석으로 들려 웃음을 선사할 정도다. 하지만 그 호통에는 경기 내용에 대한 지적만 있는 게 아니었다. 구단 관계자는 "최 감독은 경기가 진행될수록 흥분할 수밖에 없는 선수들이 판정에 항의하거나 불만을 표시할 때도 '그만하라'며 호통을 친다"며 "이미 엎질러진 물, 판정에 일희일비 하지 말고 자기 플레이에 집중하도록 가르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평소 "팬들이 재밌어 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는 소신을 강조하는 최 감독. 경고를 양산하는 축구가 보는 재미를 반감시킨다는 걸 잘 알고 있는 듯하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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