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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사니에게 욕심내지 말라고, 욕심 부리면 마케도니아로 보낸다고 했다."
대구전을 앞두고 취재진을 마주한 이 감독의 원정 감독실엔 '인생의 문장'이라는 책이 놓여 있었다. 경기 전 마음을 다스리는 책이었다. 포항에 0대2로 패한 후 많은 연구를 했다고 했다. 김기동 포항 감독의 수비전술, 수비적 움직임을 통해서도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특히 득점 1위 아사니에게 마음을 비울 것을 주문했다. "아사니에게 욕심내지 말라고 했다. 자꾸 욕심 부리면 마케도니아로 보내버린다고 했다"며 농담했다. 22세 이하 선수들을 투입하고 교체함에 있어서도 스스로를 돌아봤다. "포항전 교체타이밍이 빨랐다. 스스로 조급함을 버리고 선수들이 성장할 시간을 주자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K리그 22세 이하 출전 룰에 대해 이 감독은 "구단에 맡겨야 한다"면서 우승을 바라보는, 몸값 높은 선수들이 있는 팀과 선수를 육성하고 키워내서 써야하는 팀과는 다른 전략이 필요함을 주장했다. "다만 프로는 혜택을 받고 뛰어선 안된다. 우리 팀의 엄지성은 잘해서 기회를 주는 것이지 어려서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니다. 이런 어리고 잘하는 선수들을 육성하고 키우는 것이 광주FC같은 팀이 해야 할 일"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이날 세징야, 에드가의 후반 교체출전을 예상했다는 이 감독은 "아마 우리가 후반에 골을 많이 먹으니까 후반에 승부를 보려 할 것이라 생각했다"며 "거기에 대해 우리도 준비가 돼 있다. 포항전 끝나고 개선했다"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 올시즌 전북, 인천, 제주 등이 예상외로 부진한 가운데 광주가 5위까지 오른 상황을 반기지 않았다. "전혀 도움이 안된다. 울산, 전북, 인천은 이겨야 할 팀이고 우리는 밑에 팀을 이기면 되는데 잘해야할 팀들이 못잡아주니 혼란스럽다. 대전이나 광주가 생태계를 파괴하는 게 아니라 울산과 경쟁해야 할, 잘해야할 팀들이 못하면서 생태계가 파괴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대구=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