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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노주환 기자]"이강인, 스테이(Stay)"
그렇지만 꼬리표처럼 달라붙은 단점이 있었다. 볼을 너무 오래 소유하려고 해 팀의 전체 템포를 죽인다는 것과 적극적인 수비 가담이 안 된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강인의 장점을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백전노장' 아기레 감독을 만나자 완전히 다른 선수가 됐다. 이강인을 공격적으론 자유롭게 하고 싶은 대로 하도록 맡겨주었다. 특정 지역에 붙잡아 두지 않고, 이곳저곳을 맘대로 움직이게 했다. 그러자 공격 포인트가 치솟았고, 이강인도 신바람을 냈다. 이번 시즌 15골을 몰아친 주 득점원 무리키와의 호흡도 찰떡이었다. 이강인 스스로도 많이 달라졌다. 수비에 적극적으로 가담했다. 공을 빼앗기면 바로 달라붙어 다시 빼앗으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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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르카는 5-3-2 전형으로 나섰다. 최전방에 무리키-이강인, 허리에 모를라네스-데 갈라레타-다니 로드리게스, 파이브백에 코스타-코페테-라이요-발젠트-마페오, 골키퍼 로만이 나섰다. 이강인은 최전방과 중원을 자유롭게 오가면서 공격을 풀어냈다. 바예카노는 수비라인을 자기 진영에 두면서 공격과 허리라인에서 압박을 가했다. 강한 전방 압박으로 마요르카의 후방 빌드업을 방해했다. 그러다보니 라인 사이의 간격이 벌어지면서 중원에서 공간이 많이 생겼다. 바예카노는 4-3-1-2 포메이션으로 최전방에 데 토마스-팔라손, 바로 뒷선에 가르시아, 허리에 차바리아-발렌틴-코메사나, 포백에 가르시아-카테나-무민-발리우, 골키퍼 디미트리에브스키가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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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요르카는 후반전에 세 골을 몰아쳤다. '선 수비 후 역습'이 제대로 통했다. 후반 6분 무리키가 결승골(1-0)을 뽑았다. 무리키의 리그 15호골. 다니 로드리게스의 땅볼 크로스를 쇄도한 무리키가 왼발로 차 넣었다. 1-0으로 리드를 잡은 마요르카는 큰 변화를 주지 않았다. 안정적으로 수비라인을 유지했다. 밀고 올라오는 상대 공격을 차단하는게 우선이었다. 다급해진 바예카노는 좀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펼쳤다. 바예카노는 후반 20분 차바리아를 빼고 카메요를 조커로 투입했다. 마요르카는 후반 23분 모를라네스를 빼고 앙헬 로드리게스를 투입했다. 마요르카는 후반 25분 이강인의 결정적인 왼발슛이 골대를 살짝 벗어났다. 마요르카 팬들에겐 아쉬움이 큰 장면이었다. 마요르카는 후반 26분 추가골(2-0)을 터트렸다. 코너킥에서 이강인의 왼발 '택배' 크로스를 코페테가 솟구쳐 올라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코페테는 자신의 골을 도와준 이강인과 포옹했다. 이강인의 리그 6호 도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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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추가시간에 앙헬 로드리게스가 쐐기골을 터트린 마요르카가 3대0 대승했다. 홈에서 완벽한 대승으로 유종의 미를 거둔 마요르카 홈팬들이 열광했다. 경기 종료 후 홈팬들은 "이강인, 스테이(가지마요)"를 연호했다.
스페인 매체 문도 테포르티보는 '전반전에 가장 빛난 선수는 이강인이었다. 여러 구단의 영입 제안으로 마요르카를 떠날 가능성이 있는 이강인은 다양한 기술로 보는 사람들을 즐겁게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스페인 매체 마요르카디아리오는 '승리로 시즌을 마감했다. 손모이에선 파티가 벌어졌다'고 전했다. 스페인 매체 아스는 '마요르카가 이강인과 데갈라레타의 작별 인사에서 대승을 거뒀다'면서 '이강인은 오늘도 굉장한 경기력을 보여주었다. 마요르카의 아이돌이다. 그는 팬들로부터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를 마요르카에 잔류시키는 건 불가능할 것 같다. 그는 슈팅이 빗나가기는 했지만 멋진 득점 기회를 만들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시즌, 마요르카를 훌륭하게 이끈 아기레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강인의 이적 관련해서 "그를 이제 보내주자. 난 못 잡는다"면서 "팬들이 이강인을 연호했다. 환상적인 장면이었다. 나는 이강인이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봤고, 정말 잘 해주었다"고 농을 섞어 말했다고 스페인 매체 디아리오 데 마요르카, 마르카 등이 전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