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위 벗어 던진 준비된 김두현 감독대행의 리더십, 전북 시즌 첫 연승 감격. 송민규 '감차 결승골' 터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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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위를 내려놓고, 선수들의 눈높이에서 신뢰를 보내고 동기를 부여한 김두현(39) 감독대행의 리더십이 한때 패배 의식에 물들었던 전북 선수들을 일깨웠다. 지난 라운드에서 리그 선두이자 '현대가 라이벌'인 울산 현대를 격파한 전북이 5경기 무패(3승2무)로 상승세를 타던 대구FC마저 꺾고 시즌 첫 연승 달성에 성공했다.
전북이 다시 상승세를 찾을 수 있던 비결은 누가 뭐래도 김두현 감독대행의 리더십에서 찾을 수 있을 듯 하다. 김상식 감독의 경질 이후 감독대행 역할을 맡은 그는 이날 대구전을 앞두고 팀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비결에 대해 "감독처럼 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처음부터 감독대행의 역할을 구단에서 지정해줬다. 선수들에게 코치나 구단을 위해서가 아니라 선수 본인을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 지 잘 알아서 해달라고 했다. 그러면서 각자 자기 역할을 잘 수행하고, 결과까지 나오니 분위기가 올라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감독의 권위를 완전히 내려놓고, 선수들과 같은 눈높이에서 가장 중요한 점을 일깨워준 김 감독대행의 리더십이 전북 선수들의 투지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지난 라운드에서 리그 선두인 울산을 꺾은 것이 큰 분기점이 됐다. 전북은 연승을 이어가기 위해 이날 4-3-3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김두현 감독대행은 외국인 공격수 구스타보와 하파 실바를 모두 선발로 내보내 송민규-구스타보-하파 실바의 공격 진영을 구축했다. 이어 오재혁과 박진섭 류재문이 미드필더로 나왔고, 포백 수비는 김진수 정태욱 구자룡 정우재로 구성했다. 골문은 김정훈 골키퍼가 맡았다.
이에 맞서는 대구는 3-4-3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정예 멤버를 총동원했다. '팀 전력의 50%'라고 최 감독이 신뢰하는 세징야는 4경기 연속 선발 출격했다.
전반은 대구의 페이스대로 흘렀다. 단단한 수비로 전북의 공세를 막았다. 전북은 하파실바가 전반 25분 오른발 슛으로 골포스트를 맞히며 아쉬움을 삼켰다. 전북의 공세는 대구의 수비를 뚫지 못했다. 전반은 0-0으로 끝났다.
전북은 후반 시작과 함께 구스타보와 오재혁을 빼고 조규성과 아마노 준을 투입해 전열을 한층 날카롭게 가다듬었다. 이들이 공격진에 가세하며 숨통이 트였다. 결국 후반 12분 송민규의 감아차기 골이 나왔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경합을 이겨낸 하파 실바가 좌측 박스 안에 자리잡고 있던 송민규에게 패스했다. 송민규는 그대로 오른발 감아차기로 반대편 골문 구석을 뚫었다. 아름다운 궤적이었다. 전북은 문선민까지 투입해 계속 추가골을 노렸다. 그러나 대구의 수비는 두터웠다. 대구도 세징야와 바셀루스가 슛을 여러차례 시도했다. 그러나 김정훈 골키퍼가 연이은 선방으로 승리를 지켰다.
전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