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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대한민국 정부가 '국가대표' 손준호(산둥 타이산) 돕기에 나섰다.
중국 공안은 지난 17일 그에 대한 형사 구류 기한이 만료된 후 구속(체포) 수사로 전환했다. 구속 수사 전환은 정식으로 사법 처리 수순에 나섰음을 뜻한다는 게 현지 소식통의 설명이다. 중국 구속 수사는 최소 2개월에서 최장 7개월까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손준호에 대한 수사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아울러 중국은 우리나라와 달리 변호사가 당사자가 아닌 제3자에게 수사와 관련한 구체 사항을 알릴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때문에 손준호가 왜 이런 상황에까지 처했는지와 관련해 전해지는 정보는 매우 제한적이다. 정부 역시 이번 수사 진행 상황에 대한 세부 내용을 파악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16일 손준호가 '비(非)국가공작인원 수뢰죄'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는 정부 기관이 아닌 기업 또는 기타 단위에 소속된 사람이 자신의 직무상 편리를 이용해 타인의 재물을 불법 수수한 경우 등에 적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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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금 이후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이 그를 면담했으나 사건에 대한 얘기는 나누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사 접견인만큼, 영사나 손준호 모두 혐의에 대해 말을 나누지 못했다. 대신 건강 상태는 괜찮다는 정도만 파악했다. 사태를 주시하던 대한축구협회도 현장 상황 파악과 지원을 위해 이달 초 전한진 경영본부장과 변호사를 중국에 급파했으나 큰 소득 없이 돌아왔다. 축구협회 관계자는 "소득은 없었다. 손준호 개인 변호사도 축구협회 측의 접견 요청을 꺼렸다. 중국축구협회 측도 '얘기해 줄 게 없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손준호가 정식 구속 수사를 받게 된 가운데 손준호의 중국 현지 에이전트인 저우카이쉬안도 6일 비국가공작인원 수뢰죄 위반 혐의로 공안에 체포됐다. 현재 구치소에 수감된 상황이다. 손준호가 산둥으로 이적한 이후 관련 업무를 처리하며 지원한 것으로 알려진 저우카이쉬안은 이번 사건의 중요한 인물로 꼽히는만큼, 그의 수사 결과가 손준호에 대한 사법 처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사건의 자세한 내막은 기소가 이뤄지거나 재판에 들어가야 드러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현지 형사소송법과 관련 규칙에 따르면 인민검찰원이 구속을 비준하면 혐의자는 구속 상태에서 기소돼 재판받게 되며, 구속 시점부터 첫 재판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보강 수사를 거쳐 기소까지 2개월가량이 걸리지만, 중대 사안일 경우 더욱 길어질 수 있다. 하필이면 한-중 관계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어, 부정적인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손준호의 선수 생활이 기로에 섰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고 있다. 1992년생 손준호는 한창 그라운드를 누벼야할 나이지만, 신체적, 정신적 피로까지 쌓이는 최악의 위기에 놓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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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틴' 손흥민도 "너무 마음이 아프다. 어떤 사태인지 우리가 정확히 알 수 없다. (나는) 준호랑 엄청 가깝다. 어렸을 때부터 호흡을 맞췄다. 연락을 자주하고 지냈다. 문자를 보내도 결국에는 답이 없다. 더 걱정하고,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된다. 감독님 말씀처럼 준호, 그의 가족을 위해 기도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하루빨리 준호가 좋은 결과를 얻고 다시 팀으로 돌아올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고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