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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시원스러운 빗줄기가 그라운드를 적셨다. 휘슬이 울리자 비도 멈췄다. 하지만 고대하던 골 소나기는 나오지 않았다. 클린스만호의 첫 승 기회는 또 다시 허공으로 날아갔다.
클린스만 감독도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미소의 색깔은 달랐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희미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묘한 웃음은 클린스만호의 오늘이었다. 3전4기의 도전에도 끝내 웃지 못했다. 대한민국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친선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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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다. 27위인 대한민국보다 48계단이나 아래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미 일본에 혼이 났다. 닷새 전 0대6으로 대패했다. 이 때문일까. 한국 축구와 처음 만난 엘살바도르는 조심스러웠다. 철저하게 '선 수비 후 역습'을 지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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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스만호가 주도권을 잡았다. 설영우는 A매치 데뷔전이 무색할 정도로 빛났다. 그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황희찬과의 2대1 패스로 활로를 뚫은 후 이재성에게 볼을 연결했다. 이재성의 '슈터링'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기선을 잡는 데 톡톡히 제몫을 했다.
전반 역시 아쉬운 점은 골결정력이었다. 조규성은 전반 13분 이강인의 기가막힌 아웃프런트 패스를 받았지만 첫 터치에서 실수가 있었다. 뒤이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미 맥이 빠진 뒤였다. 이강인은 전반 19분과 27분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의 골문을 노렸지만 전매특허인 예리한 킥력이 살아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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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 질주와 넓은 시야는 여전했다. 그러나 직접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A매치 111번째 출전으로, 기성용(110경기)을 제치고 출전 부문에서 단독 8위로 올라섰다.
황의조의 선제골 후 클린스만호는 계속 공격에 고삐를 바짝 조였다. 그러나 조규성의 결정력은 여전히 2% 부족했고, 황의조의 결정적인 슈팅은 상대의 수비에 막혔다. 오현규도 조규성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골차는 늘 위험스럽다. 우려는 현실이었다. 엘살바도르는 후반 42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알렉스 롤단이 헤더로 승부를 원점(1-1)으로 돌렸다. 클린스만 감독의 성적표는 2무2패, 9월 유럽 원정에서 다시 첫 승에 도전하게 됐다.
대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