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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韓 1-1, 한심한 골결정력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23-06-20 21:55 | 최종수정 2023-06-20 22:15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선취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엘살바도르 롤단에게 헤더골을 허용한 김승규가 아쉬워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황의조가 선취골을 넣은 뒤 환호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대전=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시원스러운 빗줄기가 그라운드를 적셨다. 휘슬이 울리자 비도 멈췄다. 하지만 고대하던 골 소나기는 나오지 않았다. 클린스만호의 첫 승 기회는 또 다시 허공으로 날아갔다.

출발부터 발걸음이 무거웠다. 태극전사들은 쉴새없이 골문을 노렸다. 그러나 전반 유효 슈팅은 단 1개에 그쳤다. 위르겐 클린스만 축구 A대표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변화를 줬다. 이재성 대신 황의조를 투입하며 4-2-3-1 전형에서 4-4-2로 변신했다.

'신의 한수'가 되는 듯 했다. 황의조가 후반 3분 마침내 골가뭄을 털어냈다. 황희찬의 패스를 받은 그는 골에어리어 왼쪽에서 수비수들을 앞에 두고 빙글 돌며 자세를 고쳤다. 이어 지체없이 오른발로 가까운 골문을 향해 슈팅을 날렸고, 골망이 출렁였다.

클린스만 감독도 그제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하지만 미소의 색깔은 달랐다.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며 희미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묘한 웃음은 클린스만호의 오늘이었다. 3전4기의 도전에도 끝내 웃지 못했다. 대한민국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엘살바도르와의 친선경기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했다.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사진=대한축구협회 공식 SNS 캡처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클린스만 감독이 경기를 바라보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조규성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설영우가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경기에서 진심으로 첫 승전을 노렸다. 3월 첫 발을 뗀 그는 첫 술에 배부를 수 없었다. 콜롬비아에 2대2 무승부, 우루과이에는 1대2로 패했다. 1무1패로 6월 두 번째 소집을 맞았다. 석달 전은 그의 작품이 아니었다. 2022년 카타르월드컵, 12년 만의 16강 진출을 자축하는 자리였다. 막 사령탑에 오른 탓에 소집 명단도 월드컵 출전 선수들로 채웠다.

더 이상 변명은 필요치 않았다.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뽑은 '진짜 1기'였다. 하지만 첫 승은 쉽게 다가오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은 나흘 전인 16일 페루에 0대1로 석패했다. 첫 승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숙제였다. 클린스만 감독도 "팬들에게 꼭 이기는 모습, 이기는 경기를 선물하고 싶다"고 밝혔다.

엘살바도르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5위다. 27위인 대한민국보다 48계단이나 아래다. 이날 경기에 앞서 이미 일본에 혼이 났다. 닷새 전 0대6으로 대패했다. 이 때문일까. 한국 축구와 처음 만난 엘살바도르는 조심스러웠다. 철저하게 '선 수비 후 역습'을 지향했다.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이강인이 패스를 시도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정승현이 헤더를 시도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클린스만 감독은 이날 페루전과 비교해 선발 라인업에 4명을 교체했다. 클린스만 감독이 직접 나서 논란을 감싼 박용우가 생애 첫 A매치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다. 그는 16일 페루전에서 교체 출전했다. 설영우는 그토록 바라던 A매치에 데뷔했다. 조규성과 김진수는 선발 라인업에 복귀했다.


클린스만호가 주도권을 잡았다. 설영우는 A매치 데뷔전이 무색할 정도로 빛났다. 그는 경기 시작 4분 만에 황희찬과의 2대1 패스로 활로를 뚫은 후 이재성에게 볼을 연결했다. 이재성의 '슈터링'이 상대 골키퍼에게 막혔지만 기선을 잡는 데 톡톡히 제몫을 했다.

전반 역시 아쉬운 점은 골결정력이었다. 조규성은 전반 13분 이강인의 기가막힌 아웃프런트 패스를 받았지만 첫 터치에서 실수가 있었다. 뒤이어 슈팅으로 연결했지만 이미 맥이 빠진 뒤였다. 이강인은 전반 19분과 27분 중거리 슈팅으로 상대의 골문을 노렸지만 전매특허인 예리한 킥력이 살아나지 못했다.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이강인이 슈팅을 시도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경기 후반 손흥민이 투입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엘살바도르전 분석]클린스만호, 언제까지 첫 승 얘기해야 하나…日 6-0…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오현규가 헤더를 시도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스포츠 탈장 수술로 페루전에서 결장한 손흥민도 갓 회복해 돌아왔다. 클린스만 감독의 예고대로 그는 후반 23분 황희찬 대신 교체 투입됐다. 손흥민은 엘살바도르전을 앞두고 "이번 경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다"며 "9월에는 유럽에서 평가전을 치르게 됐다. 떠나기 전 좋은 분위기에서 원정에 나섰으면 좋겠다. 감독님이 아직 첫 승이 없는데 선수들이 그 큰 의미를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폭풍 질주와 넓은 시야는 여전했다. 그러나 직접 골문을 열지는 못했다. 손흥민은 이날 A매치 111번째 출전으로, 기성용(110경기)을 제치고 출전 부문에서 단독 8위로 올라섰다.

황의조의 선제골 후 클린스만호는 계속 공격에 고삐를 바짝 조였다. 그러나 조규성의 결정력은 여전히 2% 부족했고, 황의조의 결정적인 슈팅은 상대의 수비에 막혔다. 오현규도 조규성 대신 그라운드를 밟았지만 골과는 거리가 멀었다.

한 골차는 늘 위험스럽다. 우려는 현실이었다. 엘살바도르는 후반 42분 프리킥 세트피스에서 알렉스 롤단이 헤더로 승부를 원점(1-1)으로 돌렸다. 클린스만 감독의 성적표는 2무2패, 9월 유럽 원정에서 다시 첫 승에 도전하게 됐다.
대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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