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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도대체 무슨 생각인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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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단히 좋은 찬스가 있었다. 2년 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가 매우 적극적으로 케인의 이적을 추진했었다. 당시 케인도 이적에 적극적이었다. 맨시티와 주급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한 개인협상까지 마쳤다. 맨시티도 정성을 다 했다. 레비 토트넘 회장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이적료를 무려 1억2500만파운드까지 높였다. 성사됐다면 EPL 사상 최고이적료 기록이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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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계약 기간에 여유가 있어 레비 회장도 '몽니'같은 배짱을 부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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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레비 회장은 여전히 철벽같은 자세로 케인의 이적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이번에는 2년 전에 비해 이적료가 1억파운드로 낮춰지긴 했다. 하지만 이를 맞춰줄 구단이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케인을 강력히 원하지만, 재정 문제 때문에 1억파운드는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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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1일(한국시각) '케인은 여전히 맨유가 자신에 대한 입찰을 재개해주길 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레비 회장이 이적료를 낮춰줘야 한다'고 전했다. 케인은 이제 노골적으로 자신의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토트넘을 탈출하고 싶어한다. 갈수록 성적이 떨어져 우승과는 한참 멀어졌기 때문이다. 새 감독이 이끄는 다음 시즌에도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우승을 원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는 게 정답이다.
그러나 케인의 소망은 레비 회장의 고집에 또 꺾일 분위기다. 도무지 타협의 여지가 없다. 레비 회장은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케인을 주저앉히겠다는 태도다. 사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이적료를 챙길 수도 없다. 그러나 무조건 1억 파운드의 이적료를 고수하면서 협상을 번번이 중단시키고 있다. 이미 2년 전에도 1억2500만파운드(약 2062억원)의 거액을 차버린 레비다.
합리적인 경영자의 마인드도 아니고, 그렇다고 케인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청사진도 없다. 그냥 아집만 부릴 뿐이다. 결국 케인의 가치만 점점 하락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케인의 몸값은 거의 2500~3000만 파운드 가량 추락했다. 내년에 FA가 되면 더 헐값이 된다. 다른 구단들은 아쉬울 게 없다. 레비의 아집에 케인만 망가져갈 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