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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릿속이 궁금하다' 케인의 간절한 요청도 묵살한 레비, 대체 무슨 아집인가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3-06-22 08:46


'머릿속이 궁금하다' 케인의 간절한 요청도 묵살한 레비, 대체 무슨 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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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도대체 무슨 생각인건가?'

마치 단단한 담벼락을 마주하는 듯한 느낌이다. 대화와 협상의 여지는 없다. 무조건 'No'로 일관하며 소통을 거부하는 중이다. 물론 협상의 조건을 내걸긴 했다. 그러나 현 시점에서 너무나 턱없는 액수다. 이건 협상을 하겠다는 게 아니라 아예 차단하겠다는 행위나 다름없다. 한 마디로 '폭군'이 따로 없다. 다니엘 레비 토트넘 홋스퍼 회장이 막무가내 식으로 해리 케인의 이적 가능성을 차단하는 중이다.

케인의 이적 사가는 최근 수 년간 EPL 이적시장의 단골메뉴였다. 지난 2010년 토트넘에서 프로에 데뷔한 케인은 팀에 대해 강한 충성심을 보이며, 팀의 에이스로 성장했다. 이제는 토트넘을 넘어 EPL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다. 토트넘 구단 사상 최고득점 기록을 이미 달성했고, EPL 통산 최다득점 2위에 올라와 있다. 1위 기록 갱신은 시간 문제다. 꾸준하면서도 치명적인 대형 스트라이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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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공격수 보강을 원하는 많은 빅리그 클럽들이 케인을 노렸다. 케인은 원래는 토트넘을 떠날 생각을 하지 않고 있었다. 하지만 팀이 매번 우승권에서 멀어지면서 자신도 커리어 내내 우승컵을 들어 올리지 못하게 되자 새로운 변화를 꿈꿨다. '우승'을 할 수 있는 팀으로의 이적을 추진하게 된 것.

대단히 좋은 찬스가 있었다. 2년 전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이끄는 맨체스터 시티가 매우 적극적으로 케인의 이적을 추진했었다. 당시 케인도 이적에 적극적이었다. 맨시티와 주급 등 구체적인 사항에 관한 개인협상까지 마쳤다. 맨시티도 정성을 다 했다. 레비 토트넘 회장의 요구를 맞추기 위해 이적료를 무려 1억2500만파운드까지 높였다. 성사됐다면 EPL 사상 최고이적료 기록이 됐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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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레비 회장은 끝내 이 제안을 묵살했다. 자신이 설정한 1억5000만파운드의 이적료에서 조금도 양보하지 않았다. 2500만파운드 정도의 차이는 협상을 통해 얼마든지 조정하거나 선수 1~2명을 포함시키는 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러나 레비는 금액 차이를 이유로 맨시티의 제안을 일언지하에 거절해버렸다. 사실상 케인을 보내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계약 기간에 여유가 있어 레비 회장도 '몽니'같은 배짱을 부릴 수 있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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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기간이 1년 밖에 남지 않았다. 이적료를 챙길 수 있는 마지막 찬스다. 내년에는 케인이 FA가 되어 이적료 없이 토트넘을 떠날 수 있다.

그럼에도 레비 회장은 여전히 철벽같은 자세로 케인의 이적 가능성을 차단하고 있다. 이번에는 2년 전에 비해 이적료가 1억파운드로 낮춰지긴 했다. 하지만 이를 맞춰줄 구단이 없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케인을 강력히 원하지만, 재정 문제 때문에 1억파운드는 부담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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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인의 속만 타들어가고 있다. 영국 데일리메일은 21일(한국시각) '케인은 여전히 맨유가 자신에 대한 입찰을 재개해주길 원하고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레비 회장이 이적료를 낮춰줘야 한다'고 전했다. 케인은 이제 노골적으로 자신의 소망을 드러내고 있다. 토트넘을 탈출하고 싶어한다. 갈수록 성적이 떨어져 우승과는 한참 멀어졌기 때문이다. 새 감독이 이끄는 다음 시즌에도 그다지 희망적이지 않다. 우승을 원한다면 하루라도 빨리 탈출하는 게 정답이다.

그러나 케인의 소망은 레비 회장의 고집에 또 꺾일 분위기다. 도무지 타협의 여지가 없다. 레비 회장은 엄청난 손실을 감수하고서라도 케인을 주저앉히겠다는 태도다. 사실 이번 기회가 아니면 이적료를 챙길 수도 없다. 그러나 무조건 1억 파운드의 이적료를 고수하면서 협상을 번번이 중단시키고 있다. 이미 2년 전에도 1억2500만파운드(약 2062억원)의 거액을 차버린 레비다.

합리적인 경영자의 마인드도 아니고, 그렇다고 케인을 중심으로 팀을 재편해 우승에 도전하겠다는 청사진도 없다. 그냥 아집만 부릴 뿐이다. 결국 케인의 가치만 점점 하락하고 있다. 지난 2년간 케인의 몸값은 거의 2500~3000만 파운드 가량 추락했다. 내년에 FA가 되면 더 헐값이 된다. 다른 구단들은 아쉬울 게 없다. 레비의 아집에 케인만 망가져갈 뿐이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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