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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독일)=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발달장애인과 비장애인으로 구성된 대한민국 스페셜올림픽 축구대표팀이 개최국 독일을 꺾으며 조별리그 패배를 설욕했다.
스페셜올림픽 남자 7인제 통합축구에서 스페셜 선수(발달장애인)는 최소 3명이 뛰어야 한다. 나머지는 파트너 선수(비장애인)로 구성된다. 파트너 선수의 실력만큼 스페셜 선수의 실력이 중요하다. 파트너 선수와 스페셜 선수의 실력 편차가 심하지 않은 팀이 아무래도 유리하다. 한국은 전천후 플레이어 노영석 박승주와 골키퍼 임성재 등이 좋은 실력을 보유한 스페셜 선수가 있어 이번 대회 유력한 첫번째 승리자 후보로 지목되어왔다. 경기 시간은 전후반 각 20분씩이다.
통합축구는 디비저닝을 거쳐 풀리그로 돌입했다. 팀별 전력을 따져 참가 15개팀을 3그룹으로 쪼갰다. 한국이 속한 1그룹에 6팀, 2그룹에 5팀, 3그룹에 4팀이 각각 포함했다. 1그룹은 다시 두 개 조로 쪼갰다. 한국은 독일, 그리스와 같은 B조. B조에서 각각 2경기씩 치러 성적이 가장 좋은 팀이 A조(자메이카, 가나, 모로코) 1위와 1-2위 결정전을 치르고, 각 조 2위팀은 3-4위 결정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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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분 황보정욱이 날카로운 프리킥으로 추가골을 갈랐다. 하지만 노찬혁과 황보정욱 등이 상대의 거친 플레이에 줄줄이 부상을 당했다. 19분, 독일에 한 골을 내준 한국은 20분 강건우의 장거리포가 터지며 전반을 3-1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전은 독일 페이스였다. 주요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저하 등의 여파로 흔들리는 와중에 추가골을 내줬다. 이후 경기가 끝날 때까지 육탄방어에 돌입했다. 정규시간이 모두 지날 즈음 심판진은 돌연 추가시간을 2분 부여했다. 한국 벤치에서 항의의 목소리가 나왔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독일은 남은 2분간 한국 골문을 열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수비수 정준식이 슈팅을 머리로 막는 투혼을 발휘하며 끝내 추가 실점 없이 버텼다. 그렇게 종료 휘슬이 울렸다. 시원한 복수에 성공한 선수들은 두 팔을 펼치며 포효했다.
한국 선수들은 독일 홈팬과 독일 선수들에게 예의를 갖춰 인사한 뒤 승리의 기쁨을 나눴다. 이날 수차례 결정적인 클리어링을 선보인 노영석은 "독일을 꼭 이기고 싶었다"면서 "많은 관중 앞에서 하는 경기라 긴장했는데, 재미있었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독일은 우리가 디비저닝 처럼 똑같은 전략을 쓸 거라고 생각한 것 같다. 상대팀에서 핵심 선수의 발을 묶는 전략을 썼고, 그게 잘 통했다. 그리스전도 잘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경기를 직관한 이용훈 스페셜올림픽코리아 회장은 "꼭 실제 월드컵을 보는 것 같았다. 승리의 결과보다는 승리를 하려는 선수들의 마음가짐이 중요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베를린(독일)=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