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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양현준의 마음은 분명합니다. 유럽에서 도전하고 싶어해요. 어른들이 약속을 지켜줘야죠."
하지만 양현준의 셀틱행은 강원의 반대로 답보 상태다. 강원은 "강등권 위기의 성적, 감독 교체 등 팀 사정을 감안해 올여름 이적시장에서는 보낼 수 없다는 방침"이라고 전했다.
양현준의 가슴은 까맣게 타들어가고 있다. 양현준 측 관계자는 "양현준의 꿈은 유럽 진출이었다. 선수 생활을 시작하고 부터 꾸었던 꿈이다. 좋은 조건에, 절호의 기회가 왔는데, 구단이 막고 있으니 답답해 하고 있다. 구단 고위층은 양현준의 전화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과거 미네소타에서 제안이 왔을때 이영표 전 대표이사가 '넌 유럽에 가야한다. 지금도 분명 좋은 조건이지만 유럽에 도전하는게 선수를, 한국축구를 위해서도 좋은 일이다. 제안이 오면 적극적으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양현준이 그 말을 믿고, 어떤 내색도 하지 않고 묵묵히 뛰었다. 진짜 유럽의 제안이 왔는데, 이제와서 말을 바꾸는 어른들의 모습에 상처가 크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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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강원은 갑자기 '판매불가' 방침으로 바꿨다. 협상 시작 당시와 지금 성적에서 큰 차이가 없다. 애초에 '안된다'고 못을 박았다면 선수도 포기했을 수 있는데, 최종 협상안까지 나온 후 '못보내겠다'고 하니 양현준 입장에서 답답할 수 밖에 없다. 강원은 셀틱 측에 '이적 후 임대' 제안을 했지만, 당장 양현준이 필요한 셀틱이 이를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셀틱은 양현준과 프리시즌을 함께 하고 싶다는 뜻을 분명히 전했다. 강원은 겨울에는 무조건 보내주겠다고 하지만, 그때 다시 제안이 올지는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이번 셀틱행은 강원 입장에서 양현준을 영입해 투자한 금액의 30배 가까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기회다. 시도민들의 혈세로 운영되는 시도민구단 입장을 감안하면, 자생을 위한 절호의 찬스다. 특히 최근 윤정환 감독 체제로 전환한 강원은 여름이적시장에서 대대적 보강을 통해 강등권 탈출을 노리고 있다. 도의 도움이 절실한 상황 속, 2~3명의 특급 선수를 구단의 힘으로 영입할 수 있다.
양현준 측은 "양현준도 자신을 신데렐라로 만들어준 구단에 대한 고마움을 갖고 있다. 현재 좋지 않은 상황도 이해하고 있다"며 "하지만 구단이 약속해준 부분도 있고, 우리도 협상을 통해 구단에 최대한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강원이 키워낸 선수가 유럽에 간다는 명분도 확실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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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월 펼쳐진 토트넘전은 양현준의 운명을 바꿨다. K리그 올스타로 선정돼 토트넘을 만난 양현준은 발군의 기량을 과시했다. 화려한 발재간으로 토트넘 수비진을 농락하더니, 후반전에는 라스의 골을 도운데 이어, 화려한 마르세유턴까지 보여줬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강한 임팩트를 남긴 양현준은 단숨에 전국구 스타로 떠올랐다.
김대원과 좌우 날개를 이루며, 강원식 역습축구를 이끈 양현준은 팀을 파이널A로 이끌었다. 2022시즌 36경기에서 8골-4도움을 올린 양현준은 '스타의 등용문'이라 할 수 있는 영플레이어상까지 수상했다. A대표팀에도 이름을 올렸다. 11월 최종 국내 소집 명단에 포함됐지만, 아쉽게 카타르월드컵 최종 엔트리에서는 제외됐다. 올 시즌에는 다소 부진한 상태다.
셀틱은 설명이 필요없는 스코틀랜드 최고의 명문이다. 무려 53차례나 리그 우승을 거머쥐었다. 유럽챔피언스리그 전신인 유러피언컵도 한차례(1966~1967시즌)도 차지했다. 올 시즌에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리그, 리그컵, FA컵을 모두 차지하며 '도메스틱 트레블(3관왕)'을 달성했다. 한국 선수와도 인연이 깊다. 과거 기성용-차두리가 뛰었다. 2010~2012년까지 함께 뛰며 '기-차듀오'로 좋은 모습을 보였다. 최근 아시아 선수를 적극 영입하며 재미를 보고 있다. 양현준 입장에서는 빠른 적응을 위한 최상의 구단이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