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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다 다 끝장난다' 정체되는 'KING' 이강인 PSG행, 전혀 낙관할 수 없는 두 가지 이유

이원만 기자

기사입력 2023-06-24 08:46


'이러다 다 끝장난다' 정체되는 'KING' 이강인 PSG행, 전혀 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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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낙관론'으로만 볼 게 아니다. 이러다 자칫 아무런 결과도 못 얻을 수도 있다. '골든보이' 이강인(22·마요르카)이 파리생제르맹(PSG)과 개인합의를 마쳤더라도 이적에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다. 두 가지 변수 때문이다. 하나는 현재 소속팀 마요르카의 '고집', 그리고 다른 하나는 PSG의 '불확실성' 때문이다.

2022~2023시즌 마요르카에서 커리어 첫 두 자릿수 공격포인트(6골-4도움)를 기록하며 성공적인 시즌을 보낸 이강인은 이번 여름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커리어의 전개를 노리고 있다. 이강인의 특출난 재능을 높이 평가한 많은 팀들이 이강인의 영입에 뛰어들었던 게 사실이다. 아틀레티코 마드리드를 필두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토트넘 홋스퍼, AC밀란 등이 모두 이강인의 영입을 타진했었다. 그러나 이 구단들은 저마다의 이유로 이강인의 영입 경쟁에서 빠졌다. 현재는 PSG가 가장 유력한 이강인의 차기 행선지로 남아있다.


'이러다 다 끝장난다' 정체되는 'KING' 이강인 PSG행, 전혀 낙관…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선수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이러다 다 끝장난다' 정체되는 'KING' 이강인 PSG행, 전혀 낙관…
대한민국과 엘살바도르의 A매치 평가전이 20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이강인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대전=박재만 기자pjm@sportschosun.com/2023.06.20/
한때 이강인의 PSG행이 거의 기정사실화된 적도 있었다. 이강인 경쟁 구도에 뒤늦게 뛰어든 PSG는 가장 적극적인 제안을 보내며 다른 경쟁자들을 제쳤다. 이달 중순에는 이강인의 PSG행이 확정된 것처럼 보였다. 유럽 이적시장에 정통한 파브리지오 로마노는 지난 14일 'PSG와 이강인이 장기 계약에 관해 구두합의를 마치고, 메디컬 테스트까지 완료했다'고 전했다. 이때까지만 해도 이강인의 PSG 입단 발표는 초읽기에 들어간 듯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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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후 열흘이 넘게 별다른 진척 상황이 나오지 않고 있다. 오히려 이강인의 PSG행에 관한 우려의 목소리가 유럽 매체들로부터 커지는 상황이다. 프랑스 매체 '온제 몬디알'이 지난 23일 'PSG가 마요르카에 이강인의 이적료를 지불하지 않고 있다'며 이적 상황의 변수가 나타났다고 전했다. 심지어 PSG와 이강인 측이 구체적인 이적협상을 벌이지 않았다는 보도도 나온 바 있다.

이런 상황을 종합하면 이강인의 PSG행은 전혀 낙관할 상황이 아니다. 일단 PSG가 이강인에게 관심이 있는 건 맞다. 어느 정도 개인합의와 메디컬 테스트가 진행된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현재 이강인의 소속팀 마요르카의 태도다. 이강인의 이적을 통해 확실한 이득을 보겠다는 입장이 강하다. 이적료로 최소 2000~2500만유로를 원한다. 이건 양보할 수 없는 마요르카의 마지막 자존심이다. 이 기준선을 무너트리면서 까지 이강인을 보내려 하지는 않을 가능성이 크다. 마치 해리 케인을 헐값에 내보내지 않으려는 토트넘 홋스퍼의 입장과 흡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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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G의 불확실한 현재 분위기도 부정적인 변수다. 일단 PSG는 마요르카가 제시하는 이적료가 부담스럽다. 이강인에 대한 확신이 없기 때문이다. PSG는 이적료를 최대 1500만유로(약 214억원)까지만 줄 수 있다는 입장이다. 양측의 사이에는 최소 500만에서 최대 1000만 유로의 갭이 있다.

협상으로 조율해야 하는 부분인데, PSG가 이걸 적극적으로 시도하려 하지 않는다. 이유가 있다. PSG는 현재 감독 공석인 상태다. 루이스 엔리케 감독이 새로 부임하는 게 유력한 상황이지만, 아직 공식 발표가 나지 않았다. 엔리케가 새 감독으로 확실히 발표돼야 현재 진행 중인 이적 작업이 추진력을 얻을 수 있다. 현 상태에서 이강인의 이적료를 두고 마요르카와 적극적인 협상 테이블을 열지 못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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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엔리케 감독이 이강인을 '꼭 잡아야 할 선수'라고 평가한다면 PSG가 더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적료를 조율할 것이다. 그러나 엔리케가 이강인에 대해 미온적인 태도를 취한다면 최악의 경우 이적이 없던 일이 될 수도 있다. 개인협상은 마쳤어도 구단간 합의가 되지 않으면 이강인은 마요르카를 떠나지 못할 수도 있다. 바이아웃(최소이적료)이 무려 3000만유로(약 418억원)이나 되기 때문이다. 냉정히 볼 때 이 금액을 지불하고 이강인을 데려갈 팀은 없다. 이강인은 아직은 그 정도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진 못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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캡처=마요르카 SNS

마요르카도 이 점을 알고 있기 때문에 2000~2500만유로를 부른 것이고, PSG 또한 같은 이유로 이적료를 좀 더 낮추려고 하는 것이다. 이런 태도는 앞서 AT마드리드가 보여준 것과 비슷하다. AT마드리드도 이강인을 원하긴 했지만, 2000만유로까지 지불하고 싶어하지는 않았다. 그래서 포기한 것이다. PSG는 좀 더 적극적이지만, 여전히 이강인의 가치를 2000만유로 이상으로 보고 있지는 않다. 반대로 마요르카는 이강인을 2000만유로 미만으로 팔고 싶어하지 않는다. 차라리 더 데리고 있는 게 나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결과적으로 마요르카와 PSG 사이의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면 이강인이 팀을 옮기지 못할 수도 있다. 오히려 이런 시나리오가 현재로서는 더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혀 낙관할 때가 아니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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