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은 선수단 수장인 감독없이 표류 중이다. 임종헌 감독이 지난 22일 전격 경질됐다. 구단은 공식 입장문을 통해 '안산은 끝없는 부진에 시달렸다. 또 임 감독은 최근 배임수재 혐의로 검찰의 압수수색을 받았다. 구단은 성적 부진과 더불어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구단 이미지에 큰 타격을 준 임 감독과 더 이상 동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전격 경질을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임 감독은 지난 20일 배임수재 혐의로 집, 차량, 사무실 등 검찰 압수수색을 당했다.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축구 에이전트 A씨를 사기 혐의로 수사하다가 임 감독의 금품수수 혐의를 추가로 포착해 수사에 착수했다. 임 감독은 2018~2019년 태국 파타야 유나이티드 감독을 역임할 당시 두 명의 한국 선수들을 선발해주는 대가로 A씨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다. 임 감독은 자신의 통장계좌를 A씨가 차명계좌로 활용하게 도와줘 오해를 산 것 같다고 해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산은 2023시즌 초라한 성적을 내고 있다. 28일 현재 K리그2 13팀 중 12위(2승4무10패·승점 10)에 처져있다. 사실 성적 부진은 예고됐던 일이다. 임 감독과 A씨는 오래 전부터 친분을 유지해온 사이다. 올 시즌 전 안산이 사실상 선수단 새판을 짰다고 할 수 있을만큼 많은 선수를 내보내고 영입하는 과정에서 A씨가 관리 중이던 선수들이 무더기로 입단했다. K리그 소식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들은 "주로 2군급 선수들로 알려져 있다. 기량 부족 탓에 1군으로 올라가 경기를 뛸 자원이 거의 없어 선수층만 얇아졌다"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가령 B선수의 경우 군제대 이후 실력 미달에도 안산과 다년 계약을 했다. 그러나 올 시즌 교체 명단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을 정도다.
김정우 안산 수석코치.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안산의 촌극은 27일 또 벌어졌다. 임 감독 경질 이후 '스타 플레이어' 출신 김정우 수석코치가 지난 25일 충남아산전(0대1 패)서 감독대행을 맡았지만, 1경기 만에 감독대행에서 물러났다. 안산은 송한복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선임했다. 김길식 단장은 "빠른 시일 내에 구단 철학과 잘 맞는 감독 선임으로 팀의 안정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민근 안산시장 겸 구단주. 사진제공=프로축구연맹
향후 안산 구단이 정상화되려면 안산시의 행정감사가 필요하다. 형식상이 아닌 철저한 감사가 요구된다. 결국 이미지 추락 유탄은 구단주인 이민근 안산시장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