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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저우(중국)=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한국 아시안게임 대표팀이 중국에 '공한증'을 선사하고 금메달에 한 걸음 다가섰다.
한국은 4강으로 간다. 같은 날 사우디아라비아를 2대1로 꺾은 우즈베키스탄과 4일 준결승에서 우승을 다툰다. 황선홍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대회 3연패까지 이제 7발 중 2발 남았다.
'황새'의 전략이 주효했다. 황 감독은 주전급 자원인 이강인(파리생제르맹) 정우영(슈투트가르트) 엄원상 설영우(이상 울산) 등을 벤치에 남겨뒀다. 조영욱(김천)에게 공격 선봉을 맡기고 안재준(부천) 고영준(포항) 송민규로 2선을 꾸렸다. '2선 변화'가 포인트다. 계획한대로 경기가 풀리지 않을 경우, 2선의 변화를 통해 반등을 꾀하겠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중원은 백승호(전북) 홍현석이 맡았고, 황재원(대구) 이한범(미트윌란) 박진섭(전북) 박규현(디나모드레스덴)으로 포백을 구성했다. 이광연(강원)이 골문을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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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분, 황재원이 과감하게 상대 박스 부근까지 오버래핑한 뒤 위험지역에서 파울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건 홍현석. 이번대회 들어 득점으로도 팀에 기여하고 있는 홍현석은 골문 우측 구석을 노리고 왼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해 '작품'을 완성했다. 18분만의 득점, 한국으로선 최상의 시나리오다. 21분 홍현석의 헤더는 골키퍼 손에 맞고 윗그물에 걸렸다.
31분 송민규는 아크 외곽 왼쪽 대각선 지점에서 오른발 감아차기 슛을 시도했다. 공은 절묘하게 감아들어갔지만, 골문을 살짝 빗나갔다. 결론적으로 이 슛은 송민규의 '추가골 예고편'이었다. 35분, 역습 상황에서 조영욱이 상대 우측 깊숙한 곳까지 침투한 뒤 골문 앞 지점을 향해 낮은 크로스를 찔렀다. 이 공이 상대 골키퍼와 최종수비 사이로 빠져나가 송민규 발 앞에 떨어졌다. 이를 놓칠 송민규가 아니었다. 송민규는 득점 후 중국팬이 모인 관중석을 바라보며 두 손을 귀에 갖다댔다. '더 야유해봐'라는 의미의 도발 세리머니였다. 황 감독은 부상으로 고생하던 송민규의 첫 득점에 특히 기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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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전도 한국 페이스였다. 11분 송민규가 문전 앞에서 프리헤더 기회를 잡아 슛을 시도했지만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18분 홍현석의 '두번째 프리킥'은 골키퍼 선방에 막혔다. 21분 조영욱의 슛도 골키퍼를 뚫지 못했다. 21분 중국 벤치 앞 사이드라인 부근에서 박규현과 팡하오가 공 경합하는 상황에서 시비가 붙을 뻔했다. 중국 감독까지 달려나올 정도로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하지만 박규현은 그 순간 빠르게 한국 진영으로 달려가며 싸움을 피했다. 혹여 신경전을 벌이다 경고를 받을 수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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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반 막바지로 갈수록 경기장을 떠나는 중국 관중들이 점점 늘어났다. 경기장 분위기도 전반과 후반 초반만큼 뜨겁지 않았다. '짜요' 데시벨도 낮아진 듯했다. 중국은 반격할 의지를 잃은 것처럼 보였다. 이강인은 중국 선수들을 요리조리 피해다니며 공을 동료들에게 배달했다. 수비수들은 끝까지 집중력있게 수비벽을 쳤다. 후반 37분 백승호의 경고는 '옥에 티'였다. 무리한 태클로 경고를 받았다. 향후 준결승, 결승에서 트러블이 생길지도 모른다. 경기는 그대로 한국의 2대0 승리로 끝났다.
항저우(중국)=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