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스포츠조선 김성원 기자]'캡틴' 손흥민은 고군분투했다.
강등 걱정은 '설마'가 아니다. 레스터는 이날 승점 3점을 추가하며 19위에서 잔류 마지노선인 17위(승점 17)로 올라섰다.
16위 에버턴은 2연승을 거두며 승점 23점을 기록했다. 한 경기를 덜 치러 토트넘을 잡을 기회가 있다. 토트넘은 강등권인 18위 울버햄튼(승점 16)과의 승점 차가 8점이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4-3-3 카드를 꺼내들었다. 최전방 스리톱에 손흥민, 히샬리송, 데얀 쿨루셉스키가 자리했고, 중원에는 로드리고 벤탄쿠르, 파페 사르, 루카스 베리발이 짝을 이뤘다. 아치 그레이, 벤 데이비스, 라두 드라구신, 페드로 포로가 포백을 구축했고, 골문은 안토닌 킨스키가 지켰다.
|
|
출발은 좋았다. 손흥민이 전반 18분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레스터의 간담을 서늘케 했다. 그는 페널티에어리어 왼쪽에서 볼을 잡아 상대 선수 2명을 따돌리며 중앙으로 파고든 후 슈팅을 날렸지만 골키퍼가 가까스로 쳐냈다.
손흥민은 전반 32분에는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프리킥 상황에서 좌측으로 올라온 볼이 흐르자 손흥민은 감각적인 슈팅으로 골키퍼 머리 위를 노렸다. 하지만 볼은 크로스바를 맞으며 골문 안으로 향하지 못했다.
기세를 이어 토트넘의 선제골이 터졌다. 전반 33분이었다. 포로의 크로스를 히샬리송이 쇄도하며 헤더로 골망을 흔들었다. 토트넘은 전반을 1-0으로 리드하며 마쳤다.
그러나 레스터는 후반 시작과 함께 5분 만에 전세를 뒤집었다. 후반 1분 바비 레이드의 크로스를 제이미 바디가 달려들며 발을 갖다대 골문을 열었다. 레스터는 4분 뒤에는 역전골까지 성공했다.
또 역습 상황이었다. 빌랄 엘 칸누스의 중거리 슈팅이 토트넘의 골망에 꽂혔다. 토트넘은 후반 9분 사르와 히샬리송 대신 마이키 무어와 세리히오 레길론을 투입했다.
손흥민이 원톱으로 이동했다. 하지만 레스터는 교묘하게 시간을 끌며 신경전을 펼쳤고, 토트넘은 끝내 골문을 열지 못했다.
|
|
손흥민은 호펜하임전에선 2골을 책임졌다. 하지만 레스터전은 또 달랐다. 침묵했다. 그는 경기 후 "득점하는 것은 항상 어렵다. 오늘처럼 득점이 나오지 않으면 평소보다 더 좌절감을 느낀다. 오늘이 그런 날이었다. 조금 답답함을 느끼면서 잘못된 판단을 내렸던 것 같다. 그래서 더 아쉬운 경기였다"고 말했다. 포로의 경우 후반 결정적인 크로스 기회에도 사각 지역에서 무리한 슈팅을 두 차례나 남발해 원성을 샀다.
손흥민은 실점 상황에 대해선 "말하긴 아프지만 이번 시즌 이런 일이 몇 번 있었다. 득점을 하는 건 정말 어려운데 실점을 하는 건 너무 쉽게 이루어지는 것 같다. 그래서 속상하다. 방금 경기가 끝난 뒤라 정확히 되돌아보지는 못했지만 분명히 집중력이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 약간의 실수도 있었다"고 아쉬워했다.
|
|
손흥민은 'BBC'를 통해서는 "너무 괴롭다. 내가 뭐라고 말할 수 있을까. 하프타임에는 이기고 있었는데 짧은 시간에 2골을 실점했을 때 더욱 괴로웠다. 매우 실망스러웠다"며 "조금 어설펐던 것 같다. 개인의 실수가 아니라 전반적인 것들이 합쳐져서 나온 결과"라고 말했다.
그는 또 "경기력이 충분하지 않았고, 마지막 순간에 잘못된 판단을 내리기도 했다. 이렇게 골을 허용해 승점 3을 얻지 못한 건 매우 실망스러운 일"이라고 돌아봤다.
손흥민은 제몫을 했다는 평가다. 손흥민에게 인색한 '풋볼런던'은 '전반 두 차례 상대 골키퍼에게 선방 강요했다. 그중 한 번은 크로스바를 때렸다. 결코 포기하지 않았지만, 이날은 통하지 않았다'는 평가와 함께 팀내 2위인 평점 6을 줬다.
'익스프레스'는 '전반에 상대 골키퍼의 세이브를 강요하는 슈팅을 보여줬다. 하지만 에너지가 고갈된 모습으로 몇 시즌 전과 같은 임팩트를 보여주지 못했다'라고 평가했다. 후스코어드닷컴은 6.8점, 풋몹의 평점은 7.4점이었다.
|
|
그는 이어 "홈경기라 더 아쉽다. 하지만 이 결과가 선수들이 노력하기 않았기 때문은 아니다. 그게 가장 중요하다. 이 상횡이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 몇몇 부상 선수들이 곧 복귀할 예정이다. 팀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덧붙였다.
토트넘은 최근 '닥터 토트넘'으로 조롱당하고 있다. 크리스털 팰리스, 입스위치 타운 등이 토트넘을 제물삼아 시즌 첫 승을 챙겼다. 감독을 교체한 에버턴에 이어 레스터는 이날 경기 전까지 7연패의 늪에 빠져있었다. 토트넘이 '특효약'이었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