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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4연패' 위기에 빠진 제주에 지금 필요한 건 '최경주의 샷'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5-05-12 15:47 | 최종수정 2025-05-13 07:05


'어느덧 4연패' 위기에 빠진 제주에 지금 필요한 건 '최경주의 샷'
출처=제주SK

'어느덧 4연패' 위기에 빠진 제주에 지금 필요한 건 '최경주의 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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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4연패' 위기에 빠진 제주에 지금 필요한 건 '최경주의 샷'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프로골퍼 최경주(55)는 11일 제주월드컵경기장 관중석 E석 꼭대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15일부터 18일까지 열리는 SK텔레콤 오픈 출전차 제주를 찾아 제주 SK의 주황색 유니폼을 입고 골프채를 손에 쥔 최경주는 그라운드를 향해 골프채를 휘둘렀다. '미션'은 약 60m 거리에 있는 센터서클 안으로 공을 집어넣는 것이었다. 베테랑 골퍼 최경주에겐 그야말로 '누워서 떡 먹기'처럼 보일 수 있지만, 8천여 관중이 찾은 낯선 축구장의 환경, 어디로 불지 모르는 제주 바람을 고려할 때 실패할 가능성도 있었다. 하지만 최경주는 한치의 오차도 없는 정확한 샷으로 공을 센터마크 부근으로 보냈다. 현장에선 최경주의 '묘기 시타'를 지켜본 팬들의 환호가 쏟아졌다.

제주는 모기업인 SK(텔레콤)와 16년째 동행을 이어온 'SK맨' 최경주의 기운이 내심 연패 탈출의 초석을 마련해주길 기대했다. 10라운드 안양전(1대2 패)부터 11라운드 대구(1대3 패), 12라운드 강원전(0대3 패)까지 3연패를 당한 터였다. 점수차는 1골, 2골, 3골로 계속 늘어났고, 점점 떨어지는 경기력을 지켜본 제주팬들의 불만도 덩달아 커져갔다. 지난 6일 강원과의 홈경기를 마치곤 팬들이 선수단이 탄 버스를 가로막아 항의의 뜻을 전하는 소위 '버막'(버스막기) 사태가 발생하고, 모기업과 제주 구단을 싸잡아 비판하는 걸개도 걸렸다. 성난 팬심을 달랠 방법은 김학범 제주 감독이 이날 열린 울산전 사전 인터뷰에서 직접 밝힌대로 오직 승리뿐이었다.

결과적으로 제주는 상승세를 타기 시작한 울산에 1대2로 패하며 4연패 늪에 빠졌다. 스플릿시스템이 도입된 2013년 이후 구단 자체 최다 연패와 동률을 이뤘다. 제주는 강등 고배를 마신 2019년 5~6월을 비롯해 2023년 9~10월, 2024년 4~5월에 4연패를 당한 바 있다. 4경기째 승점 11점에 머문 11위 제주는 10위 대구, 12위 수원FC와 승점 동률을 이뤘다. 팀 득점에서 2골차로 간신히 최하위 추락은 피했다. 결과도 결과지만, 내용이 좋지 않다는 점이 우려를 더 키운다. 이날 제주는 전반 4분 만에 김영권의 장거리 패스에 수비 뒷공간이 열리며 루빅손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지난 강원전에선 골키퍼 김동준의 킥 미스로 전반 6분 만에 실점한 데 이어 2경기 연속 '입장골'을 허용했다. 후반 7분 유리 조나탄의 헤딩슛으로 경기를 원점으로 되돌렸지만, 또 수비가 흔들리며 후반 19분 에릭에게 결승골을 헌납했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활동량과 에너지는 지난 강원전보다 나아보였지만, 최경주가 시타를 할 때와 같은 침착함, 공을 정확히 원 안에 넣는 정확성, 변수를 극복해내는 집중력이 부족했다. 득점 찬스는 부정확한 슛으로 기회를 번번이 날렸고, 허무한 볼 컨트롤 미스, 패스 미스를 남발하며 팬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눈앞에서 승점을 놓친 제주는 홈팬 앞에서 다시 고개를 숙였다. 김학범 제주 감독은 "뭐라고 할 말이 없다. 죄송하다"고 했다. 물러설 곳 없는 제주는 17일 김천 원정을 떠난다. 지금 제주에 필요한 건 변칙 전술, 변칙 기용보단 '코리안 탱크' 최경주가 입버릇처럼 강조한 '기본'과 '단순함'이 아닐까.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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