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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궁지에 내몰린 루벤 아모림 맨유 감독은 최종전에서 '분노의 물병킥'과 '레전드 연설'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맨유는 전반 추가시간 1분 빌라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며 수적 우위를 안고 있었다. 선제골이 나올 타이밍에 기회를 놓치자 분노를 감추지 않았다. 전반 34분에도 메이슨 마운트의 슛이 상대 골키퍼에 막힌 바 있다.
아모림 감독이 걷어찬 물병은 멀리 뻗어나갔다. 이 장면을 본 팬들은 이정효 광주 감독이 물병을 찬 행위로 징계를 받은 사례를 떠올리며 '아모림 감독이 K리그 지도자였다면 징계를 받았을 것'이라고 조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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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유는 후반 31분에야 선제골을 터뜨렸다. 아마드 디알로가 브루노 페르난데스의 그림같은 수비 뒷공간 패스를 논스톱 헤더로 연결해 골망을 흔들었다. 맨유는 후반 42분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페널티킥으로 추가골을 가르며 2대0 승리했다.
맨유가 리그에서 지난 3월17일 '강등팀' 레스터시티전 3대0 승리 이후 두 달여만이자 8경기만에 승전고를 울렸다. 같은 시각 브렌트포드와 1대1로 비긴 울버햄튼을 끌어내리고 15위로 시즌을 마감했다. 1975년 이후 50년만의 최저 순위다.
맨유는 2014~2015시즌 이후 처음이자, 1990년 이후 두 번째로 유럽클럽대항전 진출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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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선택해야 한다. 과거에 얽매일지, 아니면 다함께 힘을 합쳐 앞으로 나아갈지를 말이다. 6개월 전 내가 이 팀의 감독으로 부임해 3경기에서 2승1무를 기록했을 때, 나는 여러분께 '폭풍이 오고 있다'라고 했다. 이 재앙같은 시즌을 보낸 후, 좋은 날이 곧 올 거라고 말하고 싶다. 이 세상에서 어떤 재앙이라도 극복할 수 있는 클럽이 하나 있다면, 그건 바로 맨유다. 정말 감사했다. 다음시즌에 찾아뵙겠다"라고 부활을 자신했다. 관중석에선 아모림 감독의 지지를 의미하는 듯한 기립박수가 쏟아졌다.
아모림 감독은 토트넘전을 마치고 "나를 자르고 싶다면, 위약감을 받지 않고 떠나겠다. 하지만 내가 먼저 그만두진 않을 것"이라며 책임감을 갖고 팀의 반등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한편, 빌라는 맨유전 충격패로 챔피언스리그 진출 티켓을 놓쳤다. 5위 뉴캐슬, 7위 노팅엄이 나란히 패해 이날 비기기만 해도 5위를 탈환, 다음시즌 챔스에 진출할 수 있었다. 5위 뉴캐슬과 6위 빌라는 승점 66으로 동률을 이뤘지만, 득실차에서 뉴캐슬이 14골 앞섰다. '14골'이 챔피언스리그 운명을 가른 셈이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