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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위권 안착' 강원, 강팀에 강하다..."결과만 본다" 정경호식 맞춤 전략 '효과'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25-05-27 12:47


'중위권 안착' 강원, 강팀에 강하다..."결과만 본다" 정경호식 맞춤 …

'중위권 안착' 강원, 강팀에 강하다..."결과만 본다" 정경호식 맞춤 …

[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강팀에 강한 강원FC다. 강원은 올 시즌 6승(3무6패)을 거두며 승점 21로 7위를 달리고 있다. 양민혁-황문기 등 핵심 자원의 이탈, 호마리우-마리오 등 외국인 농사 실패에도 불구하고, 성적표만 놓고 보면 기대 이상이다. 승점 자판기가 없는, 역대급 순위 경쟁 속 중위권을 확실히 지키고 있다.

강원은 올 시즌 믿을만한 해결사가 없다. 지난 시즌 13골을 넣으며 K리그1 베스트11에도 선정된 이상헌은 한 골도 넣지 못했다. 외국인 공격수 가브리엘과 코바체비치는 1골에 그치고 있다. '대졸 신인' 이지호가 3골로 팀내 최다 득점자다. 강원은 15경기에서 단 12골에 그치고 있다. 리그 최소 득점이다.

그럼에도 꾸준히 승수를 더하고 있다. 눈여겨 볼 것은 승리 상대다. 6승 중 5승을 강원 보다 높은 순위에 있는 팀을 상대로 따냈다. 하위권팀을 상대로 거머쥔 유일한 상대는 11위 제주 유나이티드였다. 강원은 포항 스틸러스, 전북 현대, 울산HD,광주FC 등 이른바 공을 좀 차는 팀을 상대로 강했다. 특히 울산을 상대로는 1승1무, 광주에는 2승을 거뒀다.

올 시즌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지략가' 정경호 감독의 맞춤형 전술이 돋보였다. 어차피 화력 싸움으로는 쉽지 않은만큼, 틀어막는데 주력했다. 상대 빌드업 과정부터 적극적으로 막았다. 강원이 6승을 하는 동안 내준 실점은 단 2골이다. 25일 펼쳐진 광주와의 경기는 지략 대결의 승리였다. 광주가 한쪽으로 선수를 몰아 '아이솔레이션(반대쪽 전환을 통해 1대1 상황을 만드는 전력)' 카드로 공격에 나서자, 재빠르게 숫자를 늘려 광주의 의도를 막았다. 정 감독은 일사병으로 관중이 쓰러지며 경기가 중단된 틈을 타, 선수들에게 해당 지시를 발빠르게 내렸다. 강원이 시종 밀렸음에도 상대에게 결정적인 기회를 내주지 않은 이유다.


'중위권 안착' 강원, 강팀에 강하다..."결과만 본다" 정경호식 맞춤 …

'중위권 안착' 강원, 강팀에 강하다..."결과만 본다" 정경호식 맞춤 …
강원의 수비 조직은 놀라울 정도다. 흐트러짐이 없다. 전방 압박을 하는 가운데서도, 후방에서 흔들림 없이 공간을 지워버린다. 정 감독은 최근 움직임이 많은 김대우, 김강국, 구본철 등을 활용해, 미드필드와 수비 사이, 이른바 포켓 공간을 완벽히 막고 있다. 정 감독은 적극적인 변화를 통해, 상대 벤치와의 지략 싸움에서 밀리지 않고 있다. 공격 작업이 아쉽기는 하지만, 현재 자원을 감안하면 어쩔 수 없다. 강원은 끝까지 버티다 한방으로 승리를 노리고 있다. 이 전략이 맞아떨어지며, 강원은 최근 5경기에서 승점 8을 수확했다.

사실 정 감독 역시 처음에는 빌드업을 통한 주도적인 축구에 도전했다. 하지만 공격진이 상대에 부담을 주지 못하자, 발빠르게 방향을 선회했다. 결과를 잡기 위해서였다. 자신의 생각을 고수하다, 초반 승점을 잃을 경우, 추격이 어렵다는 계산을 내렸다. 정 감독은 "5월까지 승점 확보에 신경을 쓰고 있다. 지금 흐름을 잡으면 나중에 올라갈 수 있는만큼, 경기력 보다는 결과를 보고 있다"고 했다. 정 감독의 전략은 강호를 상대로 더욱 빛을 내고 있다.

정 감독은 김천 상무에서 김대원, 서민우 등이 전역하고, 이적시장에서 새로운 선수들이 더해지는 여름을 승부처로 보고 있다. 강윤구 강준혁 등 장기 부상자들도 돌아오는만큼, 충분히 해볼만 하다는게 정 감독의 판단이다. 일단 그 전까지는 최대한 승점을 쌓아야 한다. 감독실의 불이 꺼질 수 없는 이유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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