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레인과의 2026 북중미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예선 최종전을 앞둔 중국 축구계의 분위기가 뒤숭숭하다. 인도네시아 원정에서 패하면서 본선 탈락이 확정된 중국은 오는 10일(이하 한국시각) 충칭 롱싱축구전용구장에서 바레인 최종전을 치른다. 중국 일간지 펑파이는 8일 '바레인전 입장권 6만장이 매진됐다'고 전했다. 신문은 '인도네시아전 패배로 바레인전의 가치가 빛을 잃었다'며 '하지만 지난달 23일 바레인전 입장권 판매 개시가 이뤄진 지 5분 만에 완판됐고, 7일 오전 추가 입장권도 빠르게 매진됐다. 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열정은 여전히 식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중국 현지 매체들은 인도네시아전 패배 뒤 바레인전을 '명예의 싸움'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적어도 안방에서 펼쳐지는 승부인 만큼 마지막 자존심을 걸고 승리하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이 담겨 있다.
그러나 이 '열정'이 과연 응원일지는 미지수.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선 여전히 '바레인전 입장권 환불을 고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실망을 넘어 체념으로 바뀐 지 오래임에도 나아지지 않는 중국 축구의 현실 속에 분노는 가라앉지 않고 있다. 바레인전 대관중이 중국 대표팀 입장에선 기대보다 우려를 자아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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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우려가 실현된 사례도 있다.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A조 3차전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 0대1로 패한 뒤 분노한 중국 관중들이 선수단 버스를 둘러싸고 분노를 표출한 바 있다. 당시 한 팬은 TV리포터와의 생방송 인터뷰 도중 육두문자를 섞어가며 '환불'을 외쳐 중국 내 유명인사가 된 바 있다. 이후 중국 대표팀이 홈 경기에서 부진한 경기력을 선보일 때마다 관중석에서 '환불해'라는 구호가 나오고 있다. 이미 본선행이 좌절된 가운데 치러지는 이번 바레인전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나올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