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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고등윙어' 양민혁(토트넘)이 마침내 1군 데뷔전을 치렀다. 첫 경기부터 강한 임팩트를 남겼다.
올 여름 완전 영입을 한 마티스 텔, 새롭게 데려온 모하메드 쿠두스, 젊은 공격수 마이키 무어, 스피드스타 브레넌 존슨 등이 공격진을 꾸렸다. 하지만 새로운 공격 조합은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 33분 미키 판 더 펜과 교체돼 그라운드를 밟은 양민혁은 답답한 경기의 한줄기 빛이었다. 날카로운 움직임으로 토트넘 공격을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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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민혁은 토트넘의 미래다. 영국 '런던 월드'는 최근 '토마스 프랭크 감독은 어린 윙어들을 성장시키는 데 능한 지도자이며, 이는 양민혁에게 매우 희망적인 소식'이라며 '프랭크 감독은 유망주 양민혁을 특별히 챙겨야 한다. 이 재능 있는 선수가 잠재력을 폭발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했다. 이어 '양민혁에게 너무 이른 기대나 압박은 금물이지만, 프랭크 감독은 그를 '월드클래스'로 성장시킬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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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번호 18번을 받은 양민혁은 유령설 등 근거없는 낭설 속 충실히 훈련을 하며 차분히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데뷔를 기다렸다. 9일 리버풀과의 리그컵 4강 1차전에 영국 입성 후 처음으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기회가 오는 듯 했다. 하지만 영국 언론도 출전을 전망했던 12일 탬워스와의 FA컵 3라운드(64강)에서 벤치 조차 앉지 못했다.
토트넘의 팀 사정 때문이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부상 악령이 겹치며 부진을 반복했다.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 경질설까지 나왔다. '유망주' 양민혁에게 꾸준히 기회를 줄 수 있는 환경이 아니었다. 양민혁은 임대에 나섰고, QPR에서 성공적인 임대 생활을 보냈다. 부진한 순간도 있었지만, 자신이 왜 최고 수준의 유망주인지 잘 보여줬다. 18경기에서 2골-1도움을 올렸다. A대표팀에 차출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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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양민혁은 토트넘의 프리시즌 첫 경기였던 지난 레딩에 나서지 못했다. 위기설이 가속화됐다. 하지만 조금씩 입지를 넓혔다. 22일 영국 런던의 브리즈번 로드에서 열린 레이턴 오리엔트(3부리그)와의 프리시즌 경기에서 토트넘 U-21팀의 왼쪽 날개로 선발 출전했다. 양민혁이 토트넘 이적 후 토트넘 엠블럼을 달고 치르는 첫 번째 경기였다.
이날 경기는 '저스틴 에든버러3(JE3) 파운데이션 트로피' 대회였다. JE3 파운데이션은 레이턴 수비수 출신으로 팀의 사령탑도 맡았던 고(故) 저스틴 에든버러를 기념해 설립된 재단이다. 에든버러 감독은 토트넘에서도 1990~2000년 현역으로 뛰기도 했다. 토트넘 U-21팀이 대회에 참가했고, 양민혁은 U-21팀 일원으로 출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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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열에 성공한 양민혁은 비록 공식 경기는 아니지만, 루턴전 출전으로 기류를 바꿨다. 1군 데뷔에 이어, 기대 이상의 플레이로 눈도장까지 찍었다. 프랭크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루턴전은 더 노력할 것이 있다고 느낀 경기였다"며 "선수들은 모든 것을 쏟았고, 긍정적이었으며 아주 노력했지만 선수들 사이의 연결, 관계에서 유기적이지는 않았다. 하지만 훈련했던 몇몇 장면들이 보여서 좋았다"고 평가했다.
현지팬들은 양민혁이 그 중 하나라고 평했다. 토트넘 공식 SNS에는 '양민혁이 있으면 손흥민을 많이 그리워하지 않을 듯', '양민혁은 전성기 손흥민을 떠올리게 한다', '양민혁은 우리의 원더키드!' 등의 평가를 남겼다. 아직까지 양민혁은 임대될 공산이 크지만, 지금 같은 활약이 이어진다면 프랭크 감독의 구상에 포함될 가능성도 있다. 양민혁의 거취는 아시아 투어 후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토트넘은 8월3일 서울에서 뉴캐슬 유나이티드와 격돌한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