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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중 만명이 넘지 않는 K리그…J리그보다 더 폭력적" 日 베테랑 기자의 뼈 때리는 韓 취재기

기사입력 2025-07-28 08:20


"관중 만명이 넘지 않는 K리그…J리그보다 더 폭력적" 日 베테랑 기자의…
15일 오후 경기도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한국과 일본의 경기. 주민규가 헤딩슛을 시도하고 있다. 용인=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5.7.15/

"관중 만명이 넘지 않는 K리그…J리그보다 더 폭력적" 日 베테랑 기자의…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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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일본의 저명한 베테랑 축구전문기자가 기고한 한국 축구 현장 취재기에는 K리그의 폐부를 꿰뚫는 듯한 촌철살인이 담겼다.

1952년생 고토 다케오 프리랜서 기자는 7일부터 15일까지 용인에서 열린 2025년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동아시안컵) 현장 취재차 한국을 찾은 김에 18일 대구-김천, 19일 포항-전북간 K리그1 경기를 현장 취재했다. K리그와 J리그의 태동을 지켜본 고토 기자는 오랜기간 K리그를 취재한 경험과 두 경기를 통해 업데이트된 내용을 바탕으로 축구전문매체 '사커 크리티크'에 'K리그 현장 취재로 본 '일한 축구'와 'J리그'의 현주소와 미래'라는 제하의 시리즈물 칼럼을 게재했다.

고토 기자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에선 K리그가 J리그 클럽의 큰 장벽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년 동안 일본 클럽의 성적이 더 좋았다. 그래서 굳이 (K리그)경기를 보러 갈 만큼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라고 한동안 K리그 현장을 찾지 않는 이유부터 소개했다. "그럼 K리그 수준이 떨어진 걸까? 내가 알아본 바로는 수도권 외 지역에선 관중수가 1만명을 넘지 않는 것 같다. 프로야구의 인기에 K리그가 완전히 뒤처진 걸까?"라고 꼬집었다. 1983년 출범해 프로 초창기만 하더라도 리그 인기와 축구 수준 측면에서 J리그를 훌쩍 뛰어넘었던 K리그의 현실을 꼬집은 것이다. 26일 기준 홈경기 평균 1만명 이상의 관중이 들어찬 구단은 12개팀 중 5개팀, 2만명 이상은 1팀이다. 리그 평균 관중수는 1만161명. 23일 기준 J리그 평균 관중수는 2만374명으로, 1만명 이상 많다. 20개팀 중 18개팀이 평균 관중 1만명 이상을 기록 중으로, 11개팀이 2만명을 넘겼다. 한국 축구는 동아시안컵에서 일본에 0대1로 패하며 역대 최초 한-일전 3연패 늪에 빠졌다. 최근 들어 일본 축구의 수준이 한국 축구를 앞질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관중 만명이 넘지 않는 K리그…J리그보다 더 폭력적" 日 베테랑 기자의…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직접 관람한 두 경기는 고토 기자에게 깊은 감명을 남겼고, 동시에 충격도 안긴 듯하다. 그는 "두 경기(대구-김천, 포항-전북전)는 예상보다 훨씬 수준이 높았다. 많은 득점 덕분에 매우 재미있었다. 일본에선 최근 수비 전술에 집중한 탓인지 득점이 감소하고 있다"라고 직관 소감을 남겼다. 두 경기에선 총 10골이 터졌다. 김천과 전북이 나란히 3대2로 역전승했다.

고토 기자는 "축구 스타일은 과거의 한국보다 현대화되었다. 일본처럼 패스를 통한 공격 전개에 점점 더 치중하고 있다. 다시 말해, 전술적으론 J리그와 거의 비슷하다"고 평한 뒤, "이렇듯 패스 플레이 중심의 축구를 지향하지만, 강렬한 플레이와 공격성을 더 중시하는 것이 분명해보였다. J리그와 K리그의 가장 큰 차이점은 충돌(경합)의 강도다. '역시 한국답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축구 경기에서 강조되는 플레이 유형에 차이가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했다. 경기 전 패스 연습에선 K리그 선수들이 J리그 선수보다 패스하는 속도가 느린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최근 J리그에서도 정당한 '접촉'을 인정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선수가 심한 충돌 후 넘어져도 반칙을 부르지 않는다. 세계 축구와 경쟁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라면서도 "최근엔 다소 과도해져서 '반칙이 틀림없다'라고 생각이 드는 접촉에도 (심판이)휘슬을 불지 않는 사례가 있었다. 한데 J리그와 비교해도 K리그는 더욱 폭력적인 플레이를 선보이고 있었다. 공중볼 경합에서 팔꿈치를 사용하거나, 발바닥을 드러내는 태클과 같은 플레이, 또는 상대 선수의 유니폼을 잡아당기는 것과 같은 악의적인 행위에도 휘슬을 불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중동 출신 심판은 선수가 넘어지면 즉시 휘슬을 불지만, 한국의 판정 기준은 정반대인 것 같았다."

'과도하게 사용되는 듯한 거대 경기장'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2003년에도 포항스틸야드에서 경기를 취재한 적이 있다. 1990년 모회사 본사 바로 남쪽에 건설된 스틸야드는 약 2만명을 수용할 수 있는 축구 전용 경기장이다. 구식 육상 경기장이 주류였던 당시 한국에 획기적인 축구 전용 경기장이었다. 준공된지 35년이 지났지만, 최근 경기장에 새롭게 단장되었고, 2층 스탠드가 상당히 가팔라 경기 관람이 매우 편리하다. 주변엔 녹음이 우거져 있어 쾌적한 환경을 자랑한다"라고 했다.


"관중 만명이 넘지 않는 K리그…J리그보다 더 폭력적" 日 베테랑 기자의…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아울러 "대구에서 경기를 관람한 대구iM뱅크PARK는 2019년에 완공된 신축 경기장이다. 대구에는 2002년 한-일월드컵 3, 4위전을 치른 대구스타디움이 있지만, K리그 경기를 치르기엔 너무 커서 사용되지 않고 있다. 또한 시내에서 버스로 약 50분 정도 소요되어 접근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iM뱅크PARK는 1만2000석 규모의 아담한 경기장으로, KTX 대구역 인근에 위치해 이동이 편리하다. 접근성이 좋아 폭우 속에도 8562명의 관중이 몰렸다. 경기장이 거의 꽉 찼다는 걸 의미하며, 이는 경기장 열기를 더욱 뜨겁게 달군다. 경기 후엔 지하철, 대구역, 버스를 이용해 부담없이 귀가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토 기자는 "일본에선 최근 서일본을 중심으로 접근성이 좋은 전용 경기장이 잇따라 건립되고 있다. iM뱅크PARK와 같은 시설이 더 많아지는게 K리그 발전을 위해 중요하지 않을까?"라고 제언했다. K리그1 기준 전용구장을 사용하는 구단은 포항과 대구 두 팀뿐이다. 광주도 광주축구전용구장을 사용하다 관중 수용, 잔디 등의 문제로 올해부터 다시 광주월드컵경기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K리그의 질적 성장을 위해선 인프라 구축이 우선시되어야 한다는 게 고토 기자의 생각인 듯하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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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스틸야드 전경.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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