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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관중들의 응원이 대단했는데, 너무 속상하다. 팬들을 실망시킨 것 같다."
손흥민은 1일 오전(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로스엔젤레스 BMO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5 MLS 29라운드 샌디에이고FC와의 홈 경기에 최전방 스트라이커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했다. 이날 스티븐 체룬돌로 LA FC 감독은 3-4-3 포메이션을 들고 나왔다. 손흥민을 원톱 스트라이커로 넣었다. 체룬돌로 감독은 손흥민이 합류한 이후 계속 최전방 스트라이커를 맡기고 있다. 사실상 팀 공격의 모든 권한을 부여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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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실제 경기에서 손흥민의 원톱 스트라이커 전략은 잘 통하지 않았다. 가장 큰 이유는 손흥민과 팀 동료들의 월등한 실력 차이 때문에 효과적인 찬스가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LA FC는 전반 15분 만에 선제골을 터트렸다. 데니스 부앙가가 후방 패스를 받아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달려나온 골키퍼의 머리를 살짝 넘기는 로빙 슛을 날려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은 옆에서 공간을 만들어주며 수비수들을 혼동에 빠트리는 역할을 했다 .
그러나 LA FC의 리드는 오래가지 못했다. 전반 33분 샌디에이고 이르빙 로사노가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어 후반 21분 역습 상황에서 샌디에이고 드라위에르가 단독 드리블로 페널티박스를 뚫은 뒤 왼발 슛으로 결승골을 터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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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LA FC의 스리백 수비는 허술하기 그지 없었다. 손흥민의 전 소속팀 토트넘도 수비가 좋은 팀이 아니었지만, 차원이 달랐다.
공격진 역시 손흥민의 호흡을 따라가지 못했다. 손흥민은 후반 33분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특유의 '오른발 감차(감아차기)' 슛을 시도했다. 그러나 오른쪽 골대에 맞고 나가는 불운을 겪었다. 동료들의 도움이 좀처럼 오지 않으니 스스로 해결하려다 생긴 장면이다.
이어 후반 추가시간에는 페널티지역 정면에서 날린 슛이 골키퍼 정면으로 날아가며 아쉬움을 삼켰다. 이로써 손흥민은 MLS 2경기 연속 골 달성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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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전매특허같은 '감차'를 선보였지만, 골대 불운에 아쉬움을 삼켜야 했다. 하지만 그 이전에 무수히 많은 찬스들이 손흥민에게 연결되지 못하고 사라졌다. 축구 레벨이 잘 맞지 않는 듯한 모습이 나오고 있다. 축구통계업체 소파스코어는 두 차례 유효 슈팅과 두 개의 결정적 패스를 전달한 손흥민에게 7.6점의 평점을 부여했다. 팀 내 최고평점이다. 골을 넣지 못했더라도 수준 차이가 월등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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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팀 동료들이 열심히 한 부분에 대해서는 고맙게 생각한다. 결과적으로 승리를 가져오지 못한 것은 좀 운이 없었다고 생각한다"면서 "내가 해야 할 역할을 최선을 다해서 하면서 그 부분이 선수들에게 도움이 됐었으면 좋겠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 점에 대해 미안하다"고 책임감을 보였다. '토트넘 레전드' 때의 책임감이 그대로 이어지는 모습이다. 그러나 LA FC 동료들이 손흥민의 페이스를 받쳐주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진다면 손흥민도 계속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