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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나갈래요. 당장 떠나겠습니다" 이적시장 수놓은 키워드는 '항명'…징징거리면 너도 이적할 수 있어!

기사입력 2025-09-02 10:35


"저 나갈래요. 당장 떠나겠습니다" 이적시장 수놓은 키워드는 '항명'…징…
출처=리버풀

"저 나갈래요. 당장 떠나겠습니다" 이적시장 수놓은 키워드는 '항명'…징…
AP연합뉴스

"저 나갈래요. 당장 떠나겠습니다" 이적시장 수놓은 키워드는 '항명'…징…
출처=뉴캐슬

[스포츠조선 윤진만 기자]알렉산더 이삭(26·리버풀), 빅토르 요케레스(27·아스널), 요안 위사(29·뉴캐슬 유나이티드)의 공통점은 '항명'이다. '최고의 시즌'을 보낸 후 '최악의 행동'을 보였다.

같은 스웨덴 국가대표 스트라이커인 이삭과 요케레스는 2일(한국시각)부로 마감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이적시장 기간에 약속이나 한 듯 타팀 이적을 강행했다. 그 과정에서 뒤도 돌아보지 않고 원 소속팀과의 마찰도 불사했다.

이삭은 8월19일 개인 인스타그램에 공식 성명문을 올려 공개적으로 이적을 요구했다. "사람들이 입에 이 일을 입에 올리는 동안 난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그 침묵으로 인해 사람들은 뒤에서 마치 논의되고 합의된 내용인양 각자의 주장을 펼치고 있다. 약속은 이미 이뤄졌다. 구단은 오랫동안 내 입장을 알고 있었다. 이제 와서 문제가 드러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건 오해의 소지가 있다. 약속이 깨지고 신뢰가 사라지면 관계는 지속될 수 없다. 지금 내 상황이 그렇다. 그리고 변화는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최선의 이익이 될 것"이라고 적었다.


"저 나갈래요. 당장 떠나겠습니다" 이적시장 수놓은 키워드는 '항명'…징…
이적을 요구한 알렉산더 이삭의 공식 성명. 출처=트랜스퍼마르크트

"저 나갈래요. 당장 떠나겠습니다" 이적시장 수놓은 키워드는 '항명'…징…
출처=리버풀
뉴캐슬은 곧바로 성명을 내고 '오늘 저녁 이삭의 SNS 게시물을 접하게 돼 매우 유감이다. 이삭의 계약기간은 아직 남아있다. 구단 관계자 중 누구도 올 여름 이삭이 뉴캐슬을 떠날 수 있다는 약속을 한 적이 없다'라며 반박했다. 뉴캐슬과 이삭측의 갈등은 이적시장 마감일이 임박한 시점까지 이어졌다. 이삭은 뉴캐슬이 슈투트가르트에서 클럽 레코드(6900만파운드, 약 1300억원)에 닉 볼테마데를 영입한 이후에야 EPL 레코드인 1억3000만파운드(약 2450억원)에 리버풀 유니폼을 입을 수 있었다.

요케레스도 전 소속팀 스포르팅을 떠나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유럽 주요 빅클럽의 관심이 쏟아지자, 이적을 강행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였다. 선수는 구단과 관련된 SNS 게시글을 지우며 항명 의사를 표했고, 선수측 에이전트는 구단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며 언론 플레이를 이어갔다. 급기야 프리시즌 훈련에도 불참할 뜻을 구단에 전하며 사태는 점점 악화됐다.

스포르팅은 선수의 고집을 꺾을 수 없었다. 결국 지난달 9일 이적료 8500만유로(옵션포함·약 1380억원)를 제시한 아스널의 제안을 받아들였다. 이적 과정에서 요케레스 에이전트는 이적 수수료까지 포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렌트포드에서 뛰던 윙어 위사는 이적시장 막바지에 '급발진'한 케이스다. 지난달 31일 개인 SNS에 "지난 몇 주간 브렌트포드에서의 내 미래에 대한 추측이 쏟아졌다. 그래서 난 현 상황에 대해 솔직하고 직접적으로 말씀드리고 싶었다. 여름 내내 침묵을 지켰지만, 이적시장이 몇 시간밖에 남지 않은 지금, 브렌트포드를 떠나고 싶다는 의사를 분명하게 밝혀야 할 것 같다. 여름 내내 여러차례 공식 제안이 왔음에도 구단이 부당하게 내 앞길을 막고 있다"라고 폭탄 선언을 했다.


"저 나갈래요. 당장 떠나겠습니다" 이적시장 수놓은 키워드는 '항명'…징…
출처=요안 위사 인스타그램 캡쳐
위사는 "2021년 브렌트포드에 입단한 날부터 난 항상 팀에 100% 헌신했다. 우리가 함께 만들어온 것이 자랑스럽고, 이 클럽에서 뛸 기회를 결코 당연하게 여기지 않았다. 난 경기장 안팎에서 항상 프로다운 모습을 보여줬다. 이 유니폼을 입고 149경기에 출전해 49골을 기록한 것은 축하할 법한 영광"이라며 "올여름 초 난 주요 이사와 신임 감독을 포함한 고위 경영진과 이적을 논의했다. 그 자리에서 새로운 도전을 모색하겠다는 내 의지를 분명히 밝혔다. 이러한 논의 과정에서 나와 나의 에이전트는 합리적인 제안을 받을 경우, 구단이 방해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확인했다. 이는 서면으로도 전달이 됐다"라고 밝혔다.


"브렌트포드는 내가 새로운 구단, 그리고 공정한 이적료로 이적할 수 있도록 허락하겠다는 약속을 지켜달라"라고 압박했다.

위사는 구체적으로 팀명을 언급하지 않았지만, 뉴캐슬의 관심을 받고 있다는 보도가 쏟아지던 시점이었다. 결국 위사는 이적시장 마감일에 5500만파운드(약 1035억원)의 이적료로 뉴캐슬 유니폼을 입었다.

결국, 이삭, 요케레스, 위사는 항명을 불사한 행동으로 자신이 원하는 바를 이뤘다.


"저 나갈래요. 당장 떠나겠습니다" 이적시장 수놓은 키워드는 '항명'…징…
로이터연합뉴스
반면, 최근 2~3년간 꾸준히 빅클럽과 연결이 된 크리스탈 팰리스 수비수 마크 게히는 이번여름 리버풀 이적이 점쳐졌다. 다른 선수들처럼 떼를 쓸 법도 한데, 8월초 일찌감치 리버풀측에 이적 의사를 밝힌 뒤 구단간 합의가 이뤄지길 잠자코 기다렸다. 이적시장 마지막날, 팰리스가 메디컬테스트를 허락하며 리버풀 이적에 불이 붙었다. 이적료 3500만파운드(약 660억원)가 제시됐다. 하지만 메디컬테스트까지 원활히 마친 상황에서 팰리스가 돌연 이적을 틀었다. 대체자 영입에 실패했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결국 게히는 아쉬움을 뒤로 하고 팰리스로 돌아왔다.

잉글랜드 국가대표인 게히는 이적 과정과 이적이 불발된 이후로 SNS에 관련 게시글을 올리지 않았다. 구단에 항명했다는 어떠한 이야기도 들리지 않는다. 덤덤히 자신의 운명을 받아들이는 게히를 두고 축구팬은 '진정한 프로페셔널'이라고 극찬하고 있다. 이적시장은 시간이 갈수록 점점 더 어지러워지고 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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